특별초대석

[2023/01]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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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독립운동 역사는 우리 민족 자부심의 뿌리 


죽음 앞에서도 굳건했던 순국선열에

나아갈 길 물으며 희망 찾아갈 것


 멀리 내다보고 앞서 걸었다.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지점에는 항상 ‘공익’이 있었다. 갓 서른을 넘긴 새내기 변호사가 대기업 변호인단을 상대로 일조권 소송에서 이길 수 있었던 힘은 ‘공정’을 바로 세우겠다는 신념이었다. 이후 환경운동가, 정치인, 행정전문가, 대학교수, 방송인, 광고모델 등 수많은 역할을 오가면서도 ‘국가와 국민에 이로운 일인가’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7월 1일 민선 8기 취임식에서는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7월부터 시작한 서울시의 ‘안심소득’ 실험은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동행·매력 특별시’ 엔진에 시동을 걸며 계묘(癸卯)년 새해를 준비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약자와의 동행’으로 복지도시 위상 높이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 59%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오세훈 시장은 헌정사상 최초 4선 서울특별시장, 최초 민선 4선 광역자치단체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2006년 민선 4기부터 민선 8기(2022년)까지 지방자치 시대를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다. 


“서울시민으로부터 ‘서울시정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적임자’라고 네 번이나 신임을 받았다는 건 말로 다 할 수 없는 영광이에요. 동시에 무거운 책임을 절감하고요. 네 번의 서울시장 임기를 거쳐오면서 서울시정에 방점을 두는 부분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2006년 서울시장이 됐을 때는 ‘도시경쟁력’을 제일 먼저 강조했다면, 이제는 성장의 그늘에서 발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된 취약계층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강해졌어요.” 


2022 세계불평등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의 소득이 한국 전체 소득의 46%를 차지하는 데 반해 하위 50%는 전체 소득의 16%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동안 양극화와 빈부격차의 폭은 더 넓어졌다는 방증이다. 


“‘약자와의 동행’이야말로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자 평생의 과업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게 됐어요. 한국 사회가 ‘성장’을 넘어 ‘성숙’한 사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약자와의 동행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인 양극화를 봉합하고,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해 미래 경쟁력의 발판을 만들어나가려 합니다.”


지난 7월 서울시가 야심 차게 시동을 건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이러한 철학을 정책에 녹인 대표 사례다.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복지 사각지대의 비극을 매듭지을 근본 해법이자 땜질식 처방만 반복됐던 저소득층 복지를 뿌리부터 바로잡기 위한 복지 실험으로, 다섯 번째 소득이 지급된 상황에서 기쁜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안심소득 수급 후 적금에 가입해 미래를 준비하고, 가족 생계를 어렵게 했던 빚을 갚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듣고 무척 뿌듯했어요. 세계의 석학들도 서울시의 안심소득 실험을 ‘빈곤과 절망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할 미래 복지모델’로 주목하고 있고요. 3년간 시행될 안심소득 실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성장보다 성숙, 순위·수치가 아닌 가치를 도모하는 서울의 토대를 다지는 동시에 세계적 복지도시, 약자와의 동행 리딩도시로 위상을 높여갈 생각이에요.”


청년들이 다시 뛸 수 있도록 끝없이 응원하다


오세훈 시장의 행보를 보면 ‘환경’과 ‘문화’라는 큰 흐름이 읽힌다. 그중 환경은 정치 입문의 계기가 됐을 정도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가 변호사가 되어 처음 맡은 큰 사건이 바로 일조권 소송이었다. 1990년대 인천의 한 아파트가 건축법을 위반, 충분한 거리를 두지 않고 건물을 짓는 바람에 한낮에도 햇빛이 들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던 것. 서울고등법원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헌법상 환경권을 인정한 최초 사례로 기록되었다. 


“일조권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던 당시에 이 소송을 준비하면서 환경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눈뜨게 됐어요. 동시에 환경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부실하다는 현실을 알게 되면서 ‘국회의원이 되어 내 손으로 바꿔 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고요. 국회의원 당선 후에는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어요. 운명의 장난처럼, 제가 서울시장 임기를 시작한 날인 2006년 7월 1일 이 법이 발효되어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기질 정책을 추진하는 토대가 됐어요.” 


임기 중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대부분을 천연가스 차량으로 교체하고, 중대형 경유차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는 등 대기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2006년 60㎍/㎥에서 2010년 49㎍/㎥로 떨어져 1995년 이래 가장 낮았다. 또 재임 기간 중 설계된 서울시청 신청사는 지열난방을 도입해 시대를 앞서갔다. 전체 전력 중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10%가 넘는다. 


“문화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과 연결돼 있어요. 제대로 된 밥상이 올라오지 못하는 날에도 부모님은 언제나 좋은 책을 가까이 두게 하셨어요. 책을 읽으며 얻게 되는 소양, 말씨, 자세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이 제4의 자본이라 불리는 ‘문화자본’을 말하는 것이었음을 훗날 깨닫게 됐죠. 물처럼 공기처럼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건 보이지 않은 계층의 벽을 허물고 사다리를 놓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철학은 단돈 천 원으로 고품격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는 세종문화회관의 ‘천원의 행복’을 고안해냈고, 학생들에게 문화적 소양을 쌓을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 무료 공연 ‘공연 봄날’이 탄생했다. 특히 올해 4월부터 약 7개월간 운영된 ‘책 읽는 서울광장’은 21만 명이 이용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오세훈 시장은 미래세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자산 격차가 주거·의료·교육 격차로 대물림되고 계층 격차로 고착화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흙수저’ 출신이었던 그의 과거가 청년들의 꿈을 키우는 희망 사다리가 되고 있다. 불도 제대로 안 들어오던 판잣집에서 호롱불을 켜고 공부했던 어린 시절, 집세 낼 돈이 없어 여러 번 쫓겨났고 초등학교를 네 곳이나 옮겨 다녔을 정도로 가난했다. 하지만 고달픈 현실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열심히 공부하면 우리도 잘살 수 있다, 집에 돈이 없어도 마음은 부자여야 한다. 마음의 재산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며 다독여 주신 어머님의 가르침은 포기하지 않는 힘이 됐어요. 서울시가 부모의 경제적 격차가 자녀의 교육 기회 격차로 대물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울형 교육플랫폼 ‘서울런’을 추진한 배경에는 이런 제 경험이 깔려 있어요. 최근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이 청년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큰 울림을 주고 있는데, 아무리 어려운 현실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우직하게 달려가는 것이야말로 꿈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저와 서울시는 오늘을 사는 청년들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 뛸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자랑스러운 역사 기억하고 독립정신 계승하다


오세훈 시장은 자랑스러운 독립운동 역사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독립운동 정신을 후세에 계승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독립운동의 역사는 한 세기가 흐르는 지금까지도 우리 민족을 지탱하는 자부심의 뿌리라고 생각해요. 17,588명(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훈록 기준, 2022년 12월) 독립유공자의 고귀한 희생으로 지금의 서울, 대한민국이 존재하죠. 독립유공자와 가족의 헌신으로 이뤄진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억하는 건 서울과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운 과거 위에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에요.” 


서울시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중심으로 순국선열의 애국정신과 독립운동의 역사적 유산을 가까이서 보고 느끼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항일독립유산을 보호·관리하는 한편,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기념공간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효창공원, 정동, 장충단비, 서대문형무소 등 서울 내 항일독립유적지 25개소를 정비·관리하며 추가 유적을 지속 발굴하고 있다. 더 많은 시민이 더욱 쉽게 항일독립유산을 알아볼 수 있도록 스마트서울 앱을 통해 ‘서울소재 항일독립유산 분포 지도’를 공개할 예정이다. 


3·1운동의 뜨거운 함성을 되새기는 사업들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을 지난 3월 개관했고, 삼일대로(안국역~종로2가) 주변 3·1운동 100주년 기념 시민공간, 안국역 독립테마역사, 태화관길 3·1독립선언광장 등을 조성했으며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가옥 딜쿠샤 복원도 이루어졌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뿌리알기 시민교육’ 강좌 등 독립운동 역사를 더욱 깊숙이 이해할 수 있는 학술·교육·전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 독립운동가 가족들의 헌신을 기리는 기념공간도 마련했다. 종로구 무악동에 조성된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에 가면 가슴 뭉클한 기록과 과거 옥바라지 골목의 풍경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독립을 위해 사욕을 뒤로 한 채 조국을 위해 몸 바친 순국선열에 대한 지원은 국가가 마땅히 이행해야 할 의무이자 도리입니다. 순국선열에게 주어지는 합당한 예우는 곧 그 나라의 국격을 드러내죠. 그러나 현재 순국선열 유가족 중 다수는 열악한 경제 여건 속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계십니다. 2017년 기준 독립유공자 가문의 74.2%가 월 평균소득 200만 원 미만이에요. 목숨 바쳐 독립에 기여한 분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역사 바로 세우기’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서울시는 올해부터 순국선열 유가족에게 매월 20만 원씩 지급되는 독립유공생활지원수당의 대상을 대폭 확대한다. 나아가 순국선열 후손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주거, 교육, 일자리도 세밀하게 챙기고 있다. 국민임대주택 독립유공자 특별공급, 독립유공 장학금(300만 원씩 100명), 창업 특별자금 저금리 대출, 청년구직자 맞춤형 취업종합지원 등 다양한 예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1월부터 보훈명예수당을 기존 월 2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동행·매력·안전 특별시’ 엔진에 시동 걸다 


서울시는 지난 12월 16일 시의회에서 ‘동행·매력·안전’ 삼박자를 갖춘 47조 예산을 통과했다. 2023년에는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순위로 삼아 힘든 시간 보내고 있는 시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어려운 시대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어요. 우리는 어떤 역경에도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는 저력을 가진 민족입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전쟁과 분단을 거쳐 IMF 위기까지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스러지지 않고 오히려 그 위기를 발판 삼아 세계 10대 강국으로 성장했죠. 일제 침탈의 고통 한가운데서도 굳건히 독립의 길을 연 순국선열과 같이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시대의 나아갈 길을 알려주신 나라의 어른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 역시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경험을 갖고 계신 시대의 어른, 월간 순국 독자 여러분에게 길을 물으며 위기를 기대로, 희망으로 바꿔가겠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민선 8기 2년 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동행·매력 특별시’ 엔진에 시동을 걸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하나씩 일궈갈 생각이다. “당면한 대내외 여건 녹록지 않지만 계묘(癸卯)년 새해, 검은 토끼의 힘과 지혜를 살린다면 어떠한 어려움과 장애물도 껑충 뛰어넘을 수 있다”며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공익’을 향한 검은 토끼의 희망찬 도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