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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우리 것들 [2020/07] 대한민국 정보통신(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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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보통신(IT)  역동의 60년사


‘세계 최초’ 경쟁에 ‘빨리빨리’ 더해

IT 코리아 브랜드 세계에 드높이다  


글  |  편집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망을 쓰고 최고 경쟁력의 스마트폰을 만든 나라, IT 강국 대한민국이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은행(WB)은 3월 ‘한국의 ICT 기반 코로나19 대응이 혁신적’이라며 ICT 대응 모델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해줄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사실 ‘IT 코리아’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았다. 1960년대부터 민관이 힘을 합쳐 ‘세계 최초’를 향해 ‘빨리빨리’ 달려온 땀방울의 결과다.  



IT 강국 초석을 놓다

전자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1958년, 구인회 회장은 ‘빛나는 별’ 이미지를 담은 금성사를 설립했다. “우리가 언제까지 미제 PX 물건만 사 쓰고 라디오 하나 몬 맹글어 되겠나!” 구인회 회장의 창업일성이었다. 금성사는 국내 첫 라디오 ‘A-501’을 만들며 국내 최초 전자회사 초석을 놓았다. 

1960년대 국내 경제는 정부 주도로 움직였다. 박정희 정부는 출범과 함께 경제성장에 집중했다. 정부는 과학기술처를 세우는 한편, 생활 곳곳에 과학기술을 스며들게 하는 기술강국 정책을 펼쳤다. 전자 분야 산업계도 진일보했다. 대덕산업이 최초로 단면 PCB를 생산했으며 김향수 아남산업 회장이 한국반도체를 시작했다. 1969년에는 삼성전자 전신 삼성전자공업이 출범했다. 삼성은 전자산업 진출 이후 빠르게 움직였다. 삼성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스피드’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부터 정보통신산업 기반을 닦았다. 삼성·현대·럭키금성 등 주요 기업들이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상징이 된 대덕연구단지가 1971년 조성됐다. 연구원들의 땀과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력이 부족해 연구원 한 명당 평균 주 80시간 이상을 연구에 매달려야 했다. 이렇게 탄생한 대덕연구단지는 우리나라 경제발전 원동력이 됐다.

1980년대에 이르러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했다. 전자·통신·인터넷·반도체 등 ICT 전 분야에서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정부의 파격적 규제완화 정책과 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조화를 이뤘다. 한국전산원 설립과 한글 워드 프로세서 출시는 국가정보화와 산업 발전의 자양분 역할을 했다.

1983년 12월 1일 삼성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D램 개발 경험이 전혀 없는 삼성이 단 6개월 만에 64K D램 시제품을 개발한 것. 일본 업체들도 개발에 5년 이상 걸렸던 64K D램이었다. ‘한국 반도체 신화’가 시작되었다. 1986년 국산 전전자교환기 TDX 개발 성공은 국내 ICT산업 발전사에 한 획을 그었다. TDX 개발은 이후 M-DRAM 반도체, 중형컴퓨터, CDMA이동통신시스템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동력을 제공했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다 

1990년대에 이르러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보급형 PC와 마이크로소프트 운용체계(OS) ‘윈도’가 등장하면서 컴퓨터 대중화가 급물살을 탔다. 정부는 ‘산업화에 뒤졌지만 정보화에서 앞서 가자’라는 슬로건을 제시하며 정보화 시대 준비를 독려했다. 이어 정보통신부를 신설해 정보화 관련 정책을 쏟아냈다. 정보통신부는 ICT를 한국 대표 브랜드로 격상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보통신부와 IT산업 강화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특히 노 대통령은 정통부 장관에게 10년, 15년 뒤의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 IT 기반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IT839’ 전략이다.  

2003년은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폰이 동시에 급속도로 보급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휴대폰이 1대 팔릴 때마다 퀄컴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다. 정부는 초고속 인터넷 개발에 승부수를 던졌고, 2004년 12월 삼성전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2006년 6월에는 KT와 SK텔레콤이 서울에서 세계 최초 와이브로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글로벌 통신사 이목이 우리나라에 집중됐다. 대한민국은 이제 로열티를 주는 나라에서 로열티를 받는 나라로 변화했다.

참여정부 이후에도 전자정부 사업은 꾸준한 발전을 거듭했다. 공공부문 1만 8,434개 정보시스템이 구축됐고, 온라인 서비스는 2008년 1,094만 5,000건에서 2016년 5,870만 9,000건으로 대폭 늘었다. 대한민국은 각국 전자정부 발전 정도를 평가하는 UN전자정부평가에서 2010년, 2012년 그리고 2014년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초·세계 최고로 올라서다 

2007년 6월 29일 미국 뉴욕 센트럴 공원 옆 5번가 애플 매장 주위에는 인파가 몰렸다. 이날 애플이 개발한 첫 번째 아이폰이 출시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날이었다. 스마트폰은 기존 휴대폰과 이동통신 시장규칙이 완전히 바꿔놓았고, 타임은 아이폰을 ‘올해의 발명품’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로 아이폰에 대항했다. LG전자도 G시리즈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면모를 과시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으며, 2019년 9월 세계 최초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출시했다.   

2010년을 기점으로 스마트 가전이 상용화에 들어섰다. 스마트 가전 콘텐츠도 다양하고 풍부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2년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OLED 양산을 시작해 디스플레이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TV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IPTV가 상용화되면서 양방향, VoD서비스 시대를 열었다.

특히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2G에서부터 5G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초, 세계 최고의 역사를 이끌며 ICT 생태계의 발전과 글로벌 위상을 높여 왔다.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 산업혁명’ 이슈가 대두되었고, 같은 해 3월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 시대 도래를 알렸다. 전 세계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직면했다.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은 상상을 초월한 ‘뉴노멀의 시대’로 바꾸었다. 위기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했다. 세계가 주목한 온라인 개학은 한국이 구축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덕에 가능했다. 온라인 개학뿐만 아니다. 확진자 동선 추적, 재택근무, 공적 마스크 판매 과정에서도 거미줄처럼 촘촘한 통신 인프라가 위력을 발휘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봉쇄조치(lock down) 없이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지속하도록 한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세계는 한국의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IT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3월 “한국의 ICT 기반 코로나19 대응이 혁신적”이라며 ICT 대응 모델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해줄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문재인 정부는 ‘한국판 뉴딜’ 구상을 구체화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고 그린 뉴딜과 함께 디지털 뉴딜을 전면에 내세웠다. 2020년까지 13조 4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크게 강화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이미 한 발 앞서 달려가고 있다. 지난 1월 삼성전자·SK텔레콤·카카오의 ‘AI 연합’에 이어 KT는 현대중공업·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양대·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함께 AI 산·학·연 협의체 ‘AI 원팀’을 결성했다. 

60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대한민국 ICT 역사는 지금 IT 강국에서 AI 강국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 최초’를 향한 무한경쟁에 ‘빨리빨리’를 더해 또다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길 기대해본다. 


※ 참고자료: 『대한민국 전자정보통신 산업발전사』(전자신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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