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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우리땅 [2020/09] 유관순 열사 발자취 따라 ‘애국의 고장’ 천안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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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용감했던 소녀를 만나다  

골목마다 우렁찬 만세함성 들려와


글 | 편집부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천안시청


유관순 열사는 1902년 태어나 1919년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되었고, 1920년 9월 28일 옥중에서 꽃다운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백년의 세월이 흘렀다. 유관순 열사 생가와 매봉교회, 기념관과 추모각, 아우내 장터를 천천히 거닐며 골목골목마다 뜨거운 만세함성이 들리는 것만 같아 눈시울이 절로 붉어졌다.  



열아홉, 그 누구보다 뜨거웠던 생애 


9월 28일은 유관순 열사가 일본 경찰의 모진 고문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날이다. 그의 나이 열아홉. 짧은 생을 그토록 뜨겁게 살았던 이가 또 있을까. 서슬 퍼런 일제의 총칼 앞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던, 세상에서 가장 용감했던 소녀를 만나러 천안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유관순 열사 생가는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탑원리 338-1이다.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 당시 일본 관헌이 가옥과 헛간을 불태워 빈터만 남은 것을 1991년 12월 30일 복원했으며, 봉화 터와 함께 사적 230호로 지정됐다. 생가 옆에는 박화성이 시를 짓고 이철경이 글씨를 쓴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또 생가 바로 옆에 유관순 열사가 다녔던 매봉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매봉교회는 1919년 만세운동 이후 일제에 핍박을 받아 1923년 폐쇄되었다가 1967년 유관순 열사의 모교인 이화여자고등학교가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다시 지었다. 지하 1층에는 유관순 열사의 전시관, 1층에 교육관과 사택, 2층에 예배공간이 있다.


생가에서 10여 분 걸으면 ‘유관순 열사 유적지’에 닿을 수 있다. 유관순 열사의 영정이 모셔진 추모각과 동상, 기념관 등이 그의 숭고한 뜻을 기린다. 


유관순 열사 초혼묘 봉안 기념비를 지나 조금 더 가면 꽃과 나무로 장식된 길 안쪽에 유관순 열사의 동상이 당당하게 서 있다. 태극기를 높이 들고 목이 터져라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던 그날의 함성이 지금도 들려오는 듯하다.  


유관순 열사 기념관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03년 4월 1일 건립했으며 내부에는 영상실, 체험공간, 뮤지엄숍 등이 있다. 영상실은 출생부터 감옥에서 순국하기까지의 일대기를 전시물과 함께 영상물로 꾸며놓았으며, 체험공간에는 유관순 열사가 고문당하던 상황을 체험해볼 수 있는 벽관 체험코너와 태극기를 직접 찍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기념관을 나와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유관순 열사의 영정을 모시고 있는 추모각이 나온다. 1972년에 건립되었으며, 매년 9월 28일(순국일)에 추모제가 열린다. 먼저 향을 피워 예를 표한 후에 영정을 바라본다. 2007년 2월 28일 석천 윤여환이 그린 ‘유관순 열사 표준영정’이다. 굳게 다문 입술, 태극기를 거머쥔 두 손, 앳된 얼굴과 대비되는 강렬한 눈빛에서 독립투사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절로 숙연해졌다. 세상에서 가장 용감했던 소녀는 우리 역사 속에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고 있는 불멸의 존재다.


천안 유관순 열사 유적지

전화: 041-564-1223

주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유관순길 38

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연중무휴)

요금: 무료


아우내 장터의 명물, 병천 순대


 유관순 기념관 가까운 곳에는 독립운동가 조병옥 박사의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 조병옥 박사는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 경찰관이자 정치가다. 일제 강점기 초반 도미유학과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안창호에게 감화돼 흥사단과 수양동지회, 국민회 등의 일을 적극 도왔다.


조병옥 박사 생가 가까운 곳에는 아우내 장터가 위치해 있다. 1919년 유관순 열사가 직접 3·1운동을 전개했던 역사적인 장소다.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3천여 명의 군중은 ‘대한독립’이라고 쓴 큰 깃발에 태극기를 달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거리를 누볐다.


 만세운동 소식을 접한 일본 헌병들은 주재소를 향하는 군중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쏴댔다. 현장에서 유관순 열사의 부모 등 19명이 목숨을 잃었고 많은 참가자들이 부상이나 투옥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아우내 장터에는 3·1운동을 기념하는 비석 등이 남아 있다.


아우내 장터는 지친 몸과 허기진 배를 달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곳의 명물은 순대다. 아우내 장터에는 순대 골목이 형성돼 있다. 1960년대 인근에 돼지고기를 가공하는 공장이 있었는데, 여기서 나오는 부산물로 순대를 만들어 팔며 시작됐다고 한다. 당면 대신 채소와 선지로 속을 꽉 채운 병천 순대는 누린내가 나지 않고 깊은 맛이 특징이다. 아우내는 ‘2개의 내를 아우른다’는 뜻으로, 한자로 ‘병천(甁川)’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천안은 ‘애국충절의 고장’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애국지사, 순국선열들이 활동했던 곳이다. 임진왜란 진주대첩으로 유명한 김시민, 조선시대 실학자 홍대용을 비롯해 유관순, 이동녕, 조병옥 등 위인들이 천안 출신이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위인들이 다수 활동했던 만큼 1980년대 초 독립기념관 건립 후보지로 지정되었으며, 1987년 개관했다. 


독립기념관은 일상의 삶과 친숙한 공간이다. 애국선열의 자주독립 의지를 고취하는 유적인 동시에, 가족 여행객에게는 평화로운 휴식처다. 기념관에는 애국정신을 배우는 다양한 전시물과 더불어, 아름다운 자연과 벗하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숲길 코스가 잘 갖춰져 있다.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아이와 함께 나들이에 나선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도 흔히 만날 수 있다.  


어느 코스를 택하든 독립기념관의 필수 장소는 ‘겨레의 탑’과 ‘겨레의 집’이다. 겨레의 탑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와 기도하는 손의 모습을 표현한 높이 51m 조형물이다. 기념관 어느 곳을 거닐든 이정표처럼 우뚝 솟은 겨레의 탑이 보인다. 탑을 지나면 동양 최대의 기와집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겨레의 집은 수덕사 대웅전을 본떠 설계한 맞배지붕 건물로, 독립기념관의 주요 상징이다. 겨레의 집 내부에는 ‘불굴의 한국인상’이 있다. 겨레의 집 앞에는 태극기 815기를 연중 게양하는 태극기 한마당이 드넓게 펼쳐진다. 태극기 한마당은 2005년에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조성됐다. 


‘역사 알기’를 구현하는 7개 전시관은 일제의 침략상을 고발하고, 일제강점기의 국난 극복사와 각지에서 펼쳐진 독립운동 등을 시기별로 전시한다. 제1전시관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우리 겨레의 문화유산과 외세 극복의 역사를 알리며, 제2~3전시관에서는 일제의 침략상과 애국선열들의 국가수호 운동사를 살펴볼 수 있다. 제4전시관은 민족 최대의 항일운동인 3·1운동을 되짚어보는 공간이다. 제5전시관에는 국외에서 활동한 독립군과 광복군의 흔적이 있다. 제6전시관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의 밀랍 인형이 주요 볼거리며, 제7전시관은 애국정신을 체험해보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전시관 관람을 마치면 입체영상관에서 애니메이션 관람도 가능하다. 


독립기념관

전화: 041-560-0114

주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독립기념관로 1

시간: 하절기 09:30~18:00 동절기 09:30~17:00(월요일 휴관)

요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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