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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우리 것들 [2020/09]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은 한식(韓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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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끌 대표 건강 먹거리 

한상 가득 담아낸 맛과 멋! 무한매력에 빠지다  


글 | 편집부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전 세계에서 ‘김치 열풍’이 불고 있다. 김치가 한국인의 코로나19 사망률 낮췄다는 유럽 연구진의 발표가 잇따르면서 올 상반기 김치 수출은 7,47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3% 증가했다. 사실 우리 한식(韓食)은 건강에 좋은 세계 최고의 음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식을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균형을 갖춘 모범음식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맛과 영양, 멋과 풍류까지 두루 갖춘 한식의 매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면역력 NO.1’ 김치에 세계가 주목하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에서 김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방어막’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치가 한국인의 낮은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의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프랑스 몽펠리에대 폐의학과 장 부스케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 수와 국가별 식생활 차이에 관한 연구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사망자 수가 적은 이유는 김치를 주로 먹는 식생활 때문이라고 밝혔다. 발효한 배추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때 이용하는 ACE2 효소를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유럽의 최신 유행을 싣는 프랑스 잡지 <슬레이트>는 최근 ‘김치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지켜준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 기사는 “한국인들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김치의 힘으로 이겨낸 경험이 있다”며 “김치가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한국인들을 구원했다”고 적었다. 이어 김치에는 엄청난 양의 비타민이 들어있다며 김치 섭취를 적극 권장했다.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등 유럽의 합동 연구진 역시 발효시킨 채소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일수록 코로나19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치가 면역력 향상에 좋은 발효식품이라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김치의 인기는 가파른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김치 수출은 747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3% 증가했다. 일본(3850만 달러), 미국(1130만 달러), 홍콩(360만 달러), 호주(360만 달러), 대만(300만 달러) 등에 수출됐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의 젊은 세대들이 김치 문화를 놀이 형태로 쉽게 받아들이고 있어, 김치의 세계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들은 레시피 순서대로 음식을 만들어 보고 맛있게 먹는 장면을 SNS에 올리며 ‘일상의 놀이’로 즐긴다. 미국에선 ‘김치샷(김칫국물)’ 마시기가 유행이다. 음료수병에 담겨 판매되는데 미국인들은 이를 보약처럼 여기고 그냥 마시기도 하며, 김치샷 마시기 챌린지도 열릴 정도로 인기다. 이러한 스마트 미디어의 발달이 국가별 음식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있으며, 민간 영역에서 김치의 세계화를 주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식은 건강에 좋은 세계 최고의 웰빙음식


한식(韓食)은 무한한 매력을 가진 세계 최고의 음식이다. 한식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발효식품과 기능성 식품, 무엇보다 자연친화적 식자재들은 영양과 맛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웰빙을 추구하는 세계 식품 트렌드와 잘 맞는다. 육류보다는 채소와 해산물을 주로 사용하는 저열량식이며, 튀기기보다는 숙성시키거나 찌거나 삶는 형태의 건강한 조리법이 많다. 또한 김치, 장류 등의 발효 음식의 기능성은 이미 밝혀진 바와 같이 건강에 매우 유익하기 때문에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요리계의 피카소’라 불리는 프랑스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를 비롯한 유명 셰프들은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재료는 다양한 음식에 활용하기에 좋은 장점이 많다며, 그들의 요리에 우리나라의 장류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한식의 재료는 어떻게 특화시키고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풍부한 맛과 멋을 지닌, 생각지도 못했던 음식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극찬했다. 


한식은 다른 나라와 달리 주식인 밥과 부식인 반찬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밥과 반찬은 상호 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맛과 영양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한식 연구자들은 동양 철학에서 음양의 조화를 따지듯, 밥과 반찬은 상대적이면서 대응적인 관계로 이루어진 하나의 구성체라고 보았다. 부식은 결국 주식인 밥에서 섭취할 수 없는 영양분을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음식물인 것이다. 그래서 한식에서 반찬은 채소, 육류, 어류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든다. 그렇게 밥과 다양한 반찬으로 차려진 우리나라 고유의 상차림을 보면 영양, 맛, 심지어 색채까지 고려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한류 열풍 힘입어 한식 호감도·만족도 급상승


2003년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다채로운 궁중음식의 모습이 소개되면서부터 세계인들이 한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식 열풍을 일으킨 시발점이 된 셈이다. 이어 영화 ‘식객’ 등 한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음식과 그 음식에 얽힌 이야기들이 세계인의 흥미를 끌었고, 그 바통을 이어받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치맥’이 빅히트를 쳤다.   


최근엔 한국 드라마를 넷플릭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K팝의 인기가 치솟는 덕분에 한식의 인기가 더욱 뜨겁다.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들을 인터뷰해 보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다 보니 한국 음식이 먹고 싶어졌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예컨대 철 지난 한국 드라마부터 한국 예능까지 섭렵한다는 아일랜드인 션(26세·학생)은 “드라마나 예능에서 연예인들이 맛있게 먹는 음식들을 꼭 한 번씩 따라 맛보는 것 같다”며 “요즘 좋아하는 음식은 ‘소떡소떡’(소시지와 떡을 차례로 꽂아 만든 꼬치)”이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서 한식당 ‘아랑’을 운영하는 이현재 씨(가명·40세)는 “최근 5년 동안 한국 음식을 접하는 것 자체를 뭔가 ‘트렌디한 것’이라고 여기는 현지인들이 부쩍 늘었다”며 “영국인 손님 중에서는 확실히 젊은 층이 압도적인데, 타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해외여행 경험이 풍부한 세대가 새로운 식문화에 도전하는 것 자체를 굉장히 쿨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희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그 나라에 관한 동경이 생겨야만 그 나라 음식을 접하고 싶은 마음도 생길 수 있다”며 “최근 한류 열풍이 거세진 데다 ‘장에 좋은 발효 음식’에 관심이 높아진 것이 맞물리면서 한식 세계화에 불을 지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식 호감도는 물론이고 한식을 접해본 경험이 있는 외국인의 비율도 급증세다. 한식 인기 상승에 세계 각국에서 한식당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인 한식진흥원이 글로벌 한식 취식 경험자를 대상으로 벌인 한식 만족도 조사에서 93.9%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83.2%)보다 10.7%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특히 일본의 경우 전년 대비 만족도가 27.8%포인트나 상승했다. 식문화가 유사한 아시아권은 물론 프랑스(97.3%)와 이탈리아(95.7%)를 비롯한 유럽권, 브라질(96.6%), 두바이(96.3%)에서의 만족도도 대체로 높았다.


외국인들이 한국 관광을 결심한 주요 이유로도 한식 호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외래 관광객들이 방한 기간 중 가장 만족한 활동’을 조사한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항목이 ‘식도락 관광’(29.3%)이었다. 이는 유적지 방문(7.5%), 전통문화 체험(2.5%), 놀이공원(1.9%) 등이 한 자릿수인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한국 문화콘텐츠 인기도 조사에서도 한식이 43.2%로 뷰티(40.1%), 패션(35.6%)보다 높았다. 전통 장류 등의 수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2010년 한국 고추장·간장·된장의 수출액은 35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5300만 달러를 기록해 51.4%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영양·조리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세를 지속해서 이끌어가려면 각국의 식문화와 선호하는 맛을 반영한 융통성 있는 요리법을 찾고 표준화하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랑스러운 우리 한식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 건강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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