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우리땅 [2020/05] DMZ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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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 떠나는 DMZ 여행
오월, 그 푸르른 하늘 아래
평화의 길을 거닐다
글 | 편집부 사진 | 한국관광공사·고성군청
세계 유일의 비무장지대(DMZ)가 우리나라에 있다. 분단 70년 세월이 아로새겨진 아픈 흔적이다. 하지만 한 많은 역사가 비와 바람, 나무, 풀꽃, 햇빛 등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오면서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찬란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오월이 오면 더 푸르다. 더 눈부시고 아름답다.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도란도란 걸으면 더더욱 좋다.
역사와 예술의 완벽한 조화, 파주 임진각평화누리 임진각국민관광지는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고 통일을 염원하는 평화 관광지로 1972년 조성됐다. 임진각을 비롯해 임진강 철교, 자유의 다리, 실향민들이 북녘의 가족에게 배례하는 장소인 망배단, 평화의 종 등 상징적인 장소가 많다. 임진각은 임진각평화누리와 주차장 뒤에 있다. 지상 3층, 지하 1층 건물로 옥상은 전망대로 개방한다. 임진각평화누리, 자유의 다리 등 임진각국민관광지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맞은편은 독개다리 스카이워크 ‘내일의 기적소리’ 방면이다. 독개다리는 파주시 문산읍 운천리와 장단면 노상리를 잇는 경의선 상행선 철로로, 6·25전쟁 당시 폭격으로 파괴돼 교각만 남아 있었다. 이 중 5개 교각을 길이 105m, 폭 5m 스카이워크로 만들었다. 스카이워크로 가는 길에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등록문화재 78호)를 볼 수 있다. 반세기 넘도록 DMZ에 방치된 것을 임진각국민관광지로 옮겨 왔다. 1020발이 넘는 총탄 자국이 선명하다. 자유의 다리는 바로 옆이다. 휴전협정 뒤 국군과 유엔군 포로가 건너오고, 7·4남북공동성명 때 남북회담 대표가 오갔던 다리다. 여기저기서 분단의 역사가 말을 걸어온다. 제3땅굴 견학(평일 09:20~15:00, 주말 09:20~15:30)도 꼭 한번 도전해보자. 임진각국민관광지 내 DMZ 매표소에서 예약한 뒤 셔틀버스를 타고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 도라산역, 통일촌(A코스)을 돌아본다.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며, 도보와 셔틀승강기(모노레일)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신분증 지참은 필수! 남쪽 최북단에 위치한 도라전망대에선 개성 시내와 송악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분단의 아픔을 생각하며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았다면, 다음은 임진각평화누리에서 평화로운 휴식을 즐겨보자. 야외공연장을 중심으로 9만 9000여㎡(3만 평) 잔디 언덕이 여행자들을 포근하게 안아준다. 2005년 세계평화축전 때 조성한 ‘음악의 언덕’이다. 이제부터 카메라 셔터를 열심히 눌러야 할 시간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져 어디를 배경으로 찍어도 예술 사진이 탄생한다. 최평곤 작가의 ‘통일 부르기’는 임진각평화누리의 랜드마크. 대나무로 엮은 사람 모양의 조각들이 차례차례 땅에서 솟아오른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언경 작가의 ‘바람의 언덕’은 3000여 개 바람개비가 알록달록 어여쁜 바람을 만들어낸다. 이경림 작가의 ‘솟대 집’과 그 곁을 지키는 소망나무는 이산가족의 애틋한 마음을 담아냈다. 역사의 아픔과 예술이 공존하는, 더 없이 아름다운 풍경이다. . 주소 :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77 . 문의 : 031-953-4744 . 이용시간 : 연중무휴 푸른 동해 따라 금강산 가는 길, 고성 통일전망대 고성 통일전망대는 1984년 휴전선의 동쪽 끝이자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 북쪽 10km 지점에 있다. 이곳에서는 금강산과 해금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2018년 12월 ‘고성통일전망타워’가 새롭게 문을 열면서 35년간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켰던 통일전망대는 현재 기념물 판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성통일전망타워는 DMZ의 ‘D’자를 형상화한 특이한 건물로, 해발 70m 고지에 34m 높이로 우뚝 선 자태가 위풍당당하다. 1층 특산품 홍보장, 2층 전망교육실, 3층은 전망대다. 2층 전망교육실에서 관람이 시작된다. 1만 2천 봉우리를 품은 금강산과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해금강, 고성 일대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 등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흥미진진하다. 전망교육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전망대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 푸른 산과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왼쪽으론 육로와 철로가 사이좋게 군사분계선을 지나 금강산을 향해 달리고, 푸른 동해가 그 길을 품고 있다. 하얀 포말을 그리며 밀려드는 파도가 아련하다. 이곳에서 북한의 온정리역까지는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다음 코스는 DMZ박물관. 1953년 유엔군과 북한군의 정전협정으로 탄생한 DMZ를 다양한 테마로 꾸며놓았다. 2층 전시실은 한반도 분단의 역사를 꼼꼼히 보여준다. 정전협정 장면을 재현한 디오라마는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하고, 녹슨 총탄과 대검 같은 전사자 유품들은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3층으로 올라가면, 휴전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던 남북관계를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기다린다. 1980~90년대 대북심리전단(삐라)을 오랜만에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DMZ 여행의 마무리로는 화진포 해변을 추천한다. 수 만년 동안 파도에 깎이고 바람에 깨어진 조개껍질과 바위가 만들어낸 해변은 고운 모래로 유명하다. 근처에 화진포의 성(김일성별장), 이기붕별장, 이승만별장과 화진포생태박물관, 화진포해양박물관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니 여력이 된다면 둘러봐도 좋다. . 주소 :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금강산로 481(통일안보공원 출입신고소) . 문의 : 통일전망대 033-682-0088, DMZ박물관 033-681-0625 . 출입절차 : 출입신고서 작성→통일안보공원교육관→자차 이동 . 출입시간: 하절기 09:00~17:30, 동절기 09:00~15:50 (DMZ박물관은 월요일 휴무) . 관람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어린이 1,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