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우리땅 [2020/06] 대한민국 독도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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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 지키는 수문장, 대한민국 독도를 찾아서
그 누가 아무리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글 | 편집부 사진 | 한국관광공사
독도로 향하는 유람선 안에서 가슴 뜨거워지지 않은 이가 있을까. 독도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울컥하지 않은 이가 있을까. 거센 파도를 맞으며 늠름하게 서 있는 독도의 모습에 위로받지 않은 이가 있을까. 우린 모두 같은 시선, 같은 마음으로 독도를 바라보았고, 독도를 응원했다.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우리 땅!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첫발 내딛을 때 벅찬 감동
독도는 아주 특별한 여행지다. 누구나 원한다고 갈 수 없다. 하늘이 도와야 한다. 운 좋게 날씨가 허락해 출항을 한다 해도 입도를 장담할 수 없다. 가는 동안 날씨가 수없이 바뀐다. 눈앞에 독도가 보여도 끝난 게 아니다. 바람이 강하면 배가 접안할 수 없어 독도 주변만 맴돌다 돌아가야 한다. 오죽했으면 ‘3대가 덕을 쌓아야 갈 수 있다’고 했을까. 그러한 연유로, 독도에 닿을 때까지 누구나 기도하는 심정이 된다.
드디어 대한민국 최동단, 독도에 첫발을 내딛었다. 왔구나, 드디어 만났구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늠름한 독도경비대가 거수경례를 하며 우리를 맞았다. 부채바위, 숫돌바위, 촛대바위 등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더 없이 아름다웠다.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선착장 주변을 둘러보았다.
독도는 약 250~460만 년 전 해저 2000미터에서 솟은 용암이 굳어지면서 태어난 화산섬으로, 주변에 89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산도, 삼봉도, 가지도, 석도, 독섬 등의 여러 이름을 거쳐 독도가 되었다. 해식동굴과 절벽 등 태곳적 신비를 담은 자연의 보고이며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등 희귀한 새들의 고향이다.
1982년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된 독도는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이다. 때문에 아주 제한된 공간과 시간만 허락된다. 동도 선착장 주변에서 20여 분간 머물 수 있다. 날씨에 따라 더 빨리 떠나기도 한다. 들어오는 것도 나가는 것도 사람 뜻대로 안 된다. 그걸 알기에 다들 순응하게 된다. 독도와 함께 숨 쉬는 순간순간이 그저 기쁘고 감사하다.
‘독도이사부길’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2011년에 도로명주소가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기존에 사용해오던 주소인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형식의 지번주소가 새 도로명주소로 바뀌었다. 이사부(異斯夫)는 512년 우산국(于山國, 지금의 울릉도와 독도)을 점령한 신라의 장군이다. 이후 독도는 한반도 동해 끝자락 망망대해에서 울릉도와 함께 동해 바다를 지키는 든든한 수문장 역할을 해왔다. 서도에는 ‘독도안용복길’이 있다.
야속한 시간은 빨리도 흘러 승선을 재촉하는 뱃고동 소리가 울렸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배에 올랐다. 멀리 울릉도가 보였다. 울릉도와 독도는 250만 년 전부터 동해를 지켜온 형제 사이다. 먼저 태어난 독도가 형님이요, 울릉도가 동생이다. 울릉도에서도 독도가 보인다. 하지만 독도에서 일본은 보이지 않는다.
울릉도는 호국 여행지로 인기, ‘울릉오미’ 미식의 세계로

가는 길이 만만치 않은 만큼 울릉도‧독도를 함께 둘러보는 코스를 짜면 좋다. 울릉도는 국가지질공원답게 다양한 지형과 지질을 만날 수 있다. 성인봉 원시림, 나리분지, 행남 해안산책로, 관음도 등은 울릉도의 대표적 볼거리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사이에는 원시림과 숲길 등이 있으며 너도밤나무와 솔송나무 숲, 울릉국화와 섬백리향 군락지가 향기롭다.
울릉도 하면 호국 여행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도동의 독도박물관, 천부의 안용복기념관과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은 독도가 역사·문화적으로 대한민국 영토일 수밖에 없는 당위성과 일본 주장의 허구성을 세세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역사 전시관이다. 입장료도 무료이니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독도박물관을 돌아본 후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울릉읍 전경이 짙푸른 망망대해와 함께 펼쳐진다.
미식 여행도 놓치지 말자. 울릉도에는 대자연이 선물한 먹거리가 풍성해 입이 즐겁다. 울릉도에 가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울릉오미(五味)’를 꼽는데 일반적으로 오징어, 호박엿, 산채비빔밥과 울릉약소, 홍합밥을 말한다. 최근에는 독도새우까지 추가됐다. 2017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 오른 이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독도 새우는 찜보다는 회로 먹어야 탱탱하고 단 속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오징어는 회뿐만 아니라 오징어물회와 오징어내장탕도 유명하다. 특히 오징어내장탕은 해장국으로 일품이다. 원래 울릉도 하면 호박엿을 꼽았지만, 요즘은 호박빵이 인기다. 울릉도는 섬 안쪽 산세가 거칠어 부지깽이나물, 산마늘(명이나물) 등이 많이 난다. 나리분지에 가면 산나물로 유명한 음식집이 여럿 있다.
울릉약소는 산나물과 약초를 먹여 키운 울릉도 한우를 말한다. 명이절임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울릉도 홍합은 육지보다 크고 쫄깃하다. 홍합밥은 홍합과 찹쌀을 넣고 압력솥으로 30분 이상 요리하니 미리 주문해야 한다.

울릉도 가는 법
포항, 울진(후포항), 강릉, 동해(묵호항)에서 여객선을 탄다. 포항에서는 도동항과 저동항으로 가는 배가 모두 있고, 후포에서는 사동항으로, 강릉에서는 저동항으로, 동해에서는 도동항으로 들어간다. 차량 선적은 포항과 묵호에서 가능하지만, 비용을 따지면 현지에서 차를 빌리는 게 낫다. 기상에 따른 결항 여부, 차량 선적 가능 여부는 각 해운사에 확인해야 한다.
독도 가는 법
독도행 배는 울릉도 도동항·저동항·사동항에서 매일 운항한다. 기상 상황에 따라 매일 출항 여부를 결정한다. 날씨가 좋다 싶으면 다른 일정은 제쳐두고 독도부터 먼저 가야 한다.
여행 전에 꼭 알아야 할 파란만장한 독도 역사

17세기 말 일본과 최초의 영유권 분쟁이 있었다. 조선 숙종 때 어부 안용복이 울릉도와 독도에서 불법 조업을 일삼던 일본 어선에 대해 항의하고,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 조선의 독도 지배권을 확인시켰다. 안용복의 활약으로 울릉도·독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은 일본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의 문서를 보내오면서 일단락되었다.
1900년(고종 37년)에는 고종황제의 칙령 41조에 의해 독도가 울릉군의 부속도서로 공식 편입되었다. 1905년 일본은 일방적으로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바꾸고 시마네현(島根縣)에 편입시켰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해 독도는 대한민국 정부에 반환되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는 독도에 경상북도 울릉군 남면 도동 1번지를 부여하는 행정조치를 취했으며, 1952년 1월 18일에는 ‘인접해양의 주권에 대한 대통령 선언(통칭 평화선)’을 발표했다. 이에 일본은 열흘 뒤인 1월 28일 평화선 안에 포함된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외교문서를 보냈는데, 이것이 독도 영유권 논쟁의 시작이다.
이후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는 독도를 둘러싸고 외교문서를 통한 치열한 논쟁을 전개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1953년 6~7월 일본 순시선에 관리 및 청년들을 태우고 독도에 상륙시키자, 울릉도 주민들은 ‘독도의용수비대’를 결성해 일본인들을 몰아내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1996년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선포하면서 영유권 분쟁을 다시 일으켰고, 1998년에는 양국 간에 한일 신어업협정이 체결됐다. 이후 일본 시마네현 일부 주민들이 독도로 호적을 옮기자, 한국 시민단체들도 ‘독도로 호적 옮기기’ 운동을 전개했다.
독도에는 현재 독도경비대 40여 명이 주둔해 있으며, 우리나라의 등대와 선착장이 있는 등 대한민국이 실효 지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