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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1/10] 10월에 꼭 봐야 할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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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재미술관 재개관 첫 전시 ‘문향-인연의 향기를 듣다’


온정(溫情) 가득한 수묵화에 깃든 위로


글 | 편집부      사진 | 의재미술관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의재미술관이 1년여에 걸친 시설 개선공사를 마치고 재개관 첫 전시를 연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사람과 사람 사이 깊은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기획전시 주제는 ‘문향聞香-인연의 향기를 듣다’. 현대 한국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의 수준 높은 서화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사에서 이동휘, 여운형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정도로 명성 높았던 1세대 독립운동가 지운 김철수 선생의 서예전은 보는 이의 가슴에 귀한 깨달음을 새긴다. 11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수묵이 전하는 깊은 울림과 그 속에 담긴 따뜻한 위로를 느껴보시길. 


인연을 짓고 수묵화를 나누다


의재미술관은 현대 한국화의 대가인 허백련(1891~1977년)의 정신세계를 담아낸 공간으로, 2007년 건축환경문화로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건축물로 유명하다. 특히 무등산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등산로에 길게 면해 있어 미술관 안팎을 자유롭게 거닐며 건축과 미술과 자연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운치 있다. 

‘문향聞香-인연의 향기를 듣다’ 제1부는 의재 허백련이 특별한 의미를 담아 누군가에게 그려준 그림과 글씨, 흔히 말하는 쌍낙관을 한 서화 작품 총 34점으로 채워졌다. 산수화, 사군자, 화조화, 글씨 등 다양한 작품을 시기별로 살필 수 있다.


의재가 서화를 준 사람들은 가장 가까이로는 손자부터 동아일보나 전남대학교 같은 공공기관에 보낸 작품도 있다. 근원 구철우, 춘헌 허규, 계산 장찬홍, 숙아 최영자, 동작 김춘 등 연진회와 연진미술원으로 이어진 제자들에게는 호를 써주기도 하고 평생 간직할 명구들을 써주기도 했다. 하나하나 귀한 사연이 깃든 의미 있는 작품들이다.


1922년 집안 어른인 허찬 선생의 회갑연에서 그린 산수화는 그의 초기 그림일 뿐 아니라 서예가 해강 김규진과 무정 정만조를 비롯한 석재 서병오, 고하 송진우, 인촌 김성수, 2·8독립선언의 주역 백관수, 서예가 소전 손재형, 송곡 안장호, 미산 허형, 소정 변관식, 허건 등의 작품과 함께 화첩으로 꾸며져 있다. 매우 귀한 작품으로 일민미술관 소장품이다.

1932년 화가로서 가장 친한 친구였던 이당 김은호 화백에게 1932년에 그려준 산수화는 작지만 빼어난 작품이다. 1938년 연진회 창립회원인 근원 구철우에게 그려준 ‘계산소우’는 당시에 귀한 청록산수화다. 이외에도 친한 친구이자 의재 그림을 도맡아 표구해주었던 완벽당 화랑의 주인 영사 최원택에게 준 팔폭 글씨병풍이나 20미터에 가까운 두루마리에 각 체로 쓴 서예작품 등은 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와 함께 의재 서예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독립운동가 김철수, 깊은 울림을 전하다 


전시의 제2부는 제4전시실에서 열리는 ‘지운(遲耘)김철수(金綴洙) 서예전’이다. 지운 김철수(1893~1986)는 전북 부안 출신으로 일제강점기에 13년 8개월간 옥고를 치를 만큼 불굴의 독립투쟁을 했다.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사에서 이동휘, 여운형, 박진순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정도의 1세대 독립운동가였다. 


하지만 해방정국의 정치 상황에 환멸을 느끼고 낭만적인 공산주의자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정치에 손을 떼고 1947년 고향 백산면 원천리에 내려와 손수 흙집을 짓고 꽃과 나무를 벗하며 살았다. 이때부터 김철수는 의재 허백련, 오지호 등 지역의 예술인들과 교류했다. ‘지운(遲耘)’이라는 호도 ‘늦게나마 고향에 내려와 다시 밭갈이를 하게 되었다’는 뜻으로 의재가 지어준 것이다. 교통이 편리하지 않았던 시절이었지만 지운은 부안에서 광주 무등산을 수시로 찾아왔고, 그의 손에는 늘 희귀한 꽃나무가 들려 있었다. 지금도 춘설헌에서는 그가 가져온 매화, 영산홍 등이 매철 피고진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지운 김철수의 서예작품은 대부분 직헌 허달재가 지운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1977년 의재 사후에도 지운은 의재의 장손자인 직헌 허달재를 자주 찾아 마치 친손자를 대하듯 했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을 써줬다고 한다. 지운의 서예는 오늘날 우리가 보아도 가슴에 새길 만한 내용들로 되어 있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해방 후 ‘사회주의자’라는 이유로 공안당국으로부터 철저한 감시를 받아야 했던 지운은 사후 20년 만인 2005년에야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았다.


의재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코로나로 내왕도 어렵고 만나 손을 맞잡을 수도 없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시작된다”며 “사람의 향기가 그리워지는 시기인 만큼 누군가와 정을 나눈 작품들을 감상하며 위로를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란사 탄생 150주년 기념 특별전

‘네가 선택한 삶이 아름답기를’


‘유관순 열사의 스승’으로 알려진 여성 독립운동가 김란사 지사의 생애를 조명하는 ‘네가 선택한 삶이 아름답기를’ 특별전이 2022년 3월 30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서울교육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김 지사는 모교인 이화학당에서 유관순 등 학생들에게 독립의식을 심어준 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로 알려졌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독도서관이 광복 76주년을 기념해 김 지사의 생애와 활동을 소개하고자 기획한 전시다. 


이번 전시에선 현대 작가들이 새롭고 과감한 시선으로 김 지사의 생애를 재해석해 만든 작품을 볼 수 있다. 참여 작가는 회화, 조소, 사진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26명의 작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조국을 위해 희생한 독립운동가 김란사의 생애와 활동을 알리고 외부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의 길’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누구나 사전예약 없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 기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다. 주말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첫째·셋째 주 수요일과 공휴일에는 휴무다.


기  간  2022년 3월 30일까지     장  소   서울교육박물관(02-2011-5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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