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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1/12] 12월에 꼭 봐야 할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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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오감×감성여행 ‘이육사작품전 : 시가 내린 숲’


따스한 온기 전하는 시인의 겨울 숲


글 | 편집부  사진 | 문화공간 이육사 


이육사는 1939년부터 서울시 성북구 종암동에 거주하며 대표 시 ‘청포도’와 ‘절정’을 집필했다. 그러한 인연으로 성북구는 2019년 ‘문화공간 이육사’를 개관했고, 지금 아주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육사의 삶과 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오감체험형 전시 ‘이육사작품전 : 시가 내린 숲’이다. 황혼, 절정, 파초, 비올가 바란 마음, 꽃. 이렇게 다섯 편의 시가 겨울 숲을 이루어 따스한 온기를 전하고 있다.  


“1943년 1월 1일, 큰 눈이 내려 서울은 온통 새하얀 눈 속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이육사는 아침 일찍 절친한 시인 신석초를 재촉하여 답설(踏雪)에 나섰습니다. 


두 사람은 ‘청량리에서 홍릉 쪽으로 은세계와 같은 눈길을 걸어’ 어느새 지금의 홍릉수목원에 다다랐습니다. 울창한 숲은 눈꽃이 피어 가지들이 늘어지고, 길 양쪽에 잘 매만져진 파초 위로 화사한 햇빛이 깔려 금방이라도 햇싹이 돋을 것 같은 겨울 숲.


육사의 작품을 읽으며 다섯 편의 시가 있는 작은 숲을 그렸습니다.

한 편의 시가 당신의 마음에 작은 휴식이자 위로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시가 내린 숲’은 이러한 감성으로 만들어진 아주 특별한 전시다.

 

“내 골방의 커-튼을 걷고

정성된 맘으로 황혼을 

맞아들이노니

바다의 흰갈매기 같이도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


하늘거리는 커튼에 육사의 시 ‘황혼’이 흩뿌려져 있다.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고 읊조렸던 시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가슴이 저려온다. 하얀 벽면에 비친 파초가 흔들린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나 보다. “파초 너의 푸른 옷깃을 들어/ 이닺 타는 입술을 축여주렴” 가을 숲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다사다난했던 2021년의 끝자락, 시인의 겨울 숲을 걸으니 문득 생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함께 웃어주는 이가 있어 살만했던 것 같다. 이육사 시인의 온기가 가슴속을 물들인다. 보드랍고 따스하다.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일  시 2021년 11월 11일~2022년 2월 12일

  장  소 문화공간 이육사

  문  의 031-481-0571



이육사의 삶과 문학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 이육사’


성북구는 한용운·최용덕을 포함하여 많은 독립운동가가 거주하거나 활동한 지역이다. 이육사(李陸史, 1904~1944)도 성북구 종암동에 거주했다. ‘청포도’와 ‘절정’은 이육사가 종암동에 이사 온 1939년 전후로 발표한 작품이다. 


이육사는 민족 시인이었을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의열투쟁으로 옥고(獄苦)를 치렀던 투철한 독립운동가였다. 1927년에 일어난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탄 배달 사건(장진홍 의거)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렀으며, 1932년 10월에는 의열단 단장 김원봉이 설립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의 1기생으로 입교하여 교육훈련을 받았다. 1934년 의열단과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출신자라는 이유로 피체(被逮)되어 서대문형무소에 구속되었다. 


1943년 모친과 맏형의 소상(小祥)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에서 귀국했던 이육사는 일제에 의해 체포되어 중국 베이징 일본총영사관 지하 감옥에 구금되었다. 이듬해인 1944년 차디찬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 ‘꽃’과 ‘광야’는 이때 쓰인 유고(遺稿)이다. 이육사는 생애(生涯) 십수 차례 걸쳐 옥고를 치렀으나 순국할 때까지 조국의 독립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성북구에는 이육사의 삶과 문학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문화공간 이육사’는 2016년 11월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 성북구를 찾은 이육사의 외동딸 이옥비 여사와의 인연을 계기로, 선생을 기념하려는 지역주민들의 노력이 더해져 2019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1층 ‘청포도 라운지’에는 주민 간 소통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했다. 한쪽에는 도서 열람이 가능한 휴게실도 마련했다. 

2층 ‘광야 상설전시실’은 자료와 영상을 통해 이육사의 활동과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이육사의 유고시 ‘광야’가 세상으로 나오게 된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했다. 

3층 ‘교목 기획전시실 및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시의성 있는 주제로 연 2회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평소에는 시민강좌, 영화 상영회, 문화행사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절정 옥상정원’은 이육사 선생의 친필을 집자한 기념조형물로 포토존을 만들어 의미를 더했다.  


오페라 <모던 걸 나, 혜석>

불꽃 같은 삶, 

사랑 그리고 예술혼


“여자도 사람이외다! 한순간 분출하는 감정에 흩뜨려지기도 하고 실수도 하는 그런 사람이외다. 남편의 아내가 되기 전에, 내 자식의 어미이기 전에 첫째로 나는 사람인 것이오.” 


일본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 유화과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결혼 후 서울에서 최초로 유화 개인전을 열며 화가로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나혜석! 그러나 임신한 몸으로 가사와 육아를 도맡으며 작업에 대한 한계를 느끼던 그녀에게 세계일주의 기회가 찾아와 남편 김우영과 함께 떠난다. 더 큰 세상에 발을 딛으며 서구 여성들의 생활을 목격하고,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야수파, 인상주의,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으며 그녀의 예술혼이 불타오르는데…. 그때 외교관 최린과 운명적인 만남에서 불꽃 같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귀국 후 최린과의 염문으로 김우영과 이혼하게 되면서 아이들을 두고 빈손으로 집을 떠나야 했던 그녀는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비난에 맞닥뜨리게 된다. 여성에게만 일방적으로 정조 관념을 지키라고 하는 사회의 관습을 비판하며 ‘이혼고백장’을 발표하지만 재능있는 예술가에게 쏟아졌던 찬사들은 싸늘한 비난으로 바뀐다. 자신의 작품 앞에 선 그녀, 타오르는 불꽃 앞에서 나지막하게 중얼거린다. ‘나, 혜석이오.’ 그녀의 불꽃 같은 삶과 예술혼을 〈오페라 ‘모던 걸 나, 혜석’〉에서 만나본다.


기  간  2021년 12월 16일(목) 19:30       장  소   CJ아지트 광흥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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