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1/12] BOOK ·화제의 책
페이지 정보
본문
김명섭 지음,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펴냄 현재 대한민국은 민족지도자들이 꿈꾼 나라가 실현되었을까. 그들이 꿈꾼 해방된 조국은 최소한 오늘과 같이 남·북한으로 갈라져 핵무기와 미사일, 전단과 욕설로 서로를 비방하는 나라는 아니었다. 그 원인을 찾아보면 해방공간에서 좌파 사회주의는 물론이고, 우파 민족주의가 다 제거가 되어 현재 분단세력과 친일세력이 계속해서 정권을 잡고 계승해 그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정상적인 대한민국 국가의 모습을 찾으려면 대일항전기 민족지도자들이 추구한 실천, 강령, 규약, 헌법을 알아야 하고 그들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좌·우의 사상을 통합하는 사회를 지향할 것이고, 민족지도자들과 같이 통합된 대한민국 정부를 구성해 자주독립국가로 나아갈 것이다. 선조들의 값진 삶과 투쟁의 경험을 오롯이 배우고 거울삼을 때 평화와 번영, 자유와 평등의 한반도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편, 선인 펴냄 2020년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0년 6월과 10월 독립군이 길림성 왕청현 봉오동과 화룡현 청산리 일대에서 일본군과 싸워 승리한 해였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두 차례 기획한 학술회의에서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 자체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두지 않았다. 전투 자체는 그동안의 선행연구들로 상당히 해명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투를 좀 더 다양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한 또 다른 주제를 분석하는 데 치중했다. 이때 주목한 주제가 ‘군사’였다. 그리고 무력이 작동하는 배경으로서 ‘사회’였다. 무력 대 무력의 싸움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고 가장 기초적인 주제가 군대와 사회인데 선행연구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연구자 개인의 의지에 기대서는 앞으로도 그 결핍을 메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황보윤식 지음, 동연출판사 펴냄 이 책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의 흔적을 찾아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청일전쟁이 일어났던 안성(성환)천을 시작으로 후쿠오카, 기타큐슈와 시모노세키항 주변 지역, 지쿠호, 이즈카 등 조선인 강제동원과 관련된 각 지역을 답사했다. 자료 및 증언을 통해 찾아간 이 지역들은 대부분 당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이 숲으로 덮여 있거나 방치되어 있었지만, 현장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를 사진에 담았다.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고,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은 역사를 그저 과거 속에 남겨 두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점으로 되살리는 행위다. 사진 한 장에 깊은 한숨과 아픔을 느끼며 고통스러울지라도 담담히 바라보고 오래 기억하는 것이 길 위에 역사를 되새기는 일이 될 것이다. 정종배 지음, 지노 펴냄 20여 년간 낙이망우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을 걸으며 망우리 묘지 유지와 연구 개발을 이끌어온 정종배 작가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보고 망우리공원에 잠든 130여 인물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낸 교양 인물 사전이다. 총 9부로 이루어진 책 속에 담긴 인물들은 독립지사 등 유명인사부터 평범한 일반 서민, 정치깡패와 친일행위자까지 실로 다양하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근현대 시기를 격동적이고도 치열하게 살다간 이들의 삶과 철학, 희로애락이 오롯이 담겨 있기에, 이판사판 복잡다단한 오늘의 대한민국 사회와 닮아 보인다. 그러하기에 저자가 이 책 속에서 들려주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는 오늘 하루도 힘을 내 살아가는 우리에게 오롯이 기억해야 할 이름들로 새롭게 아로새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