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2/03] 3·1운동 기억하는 특별한 노래
페이지 정보
본문
8호 감방의 노래
서대문형무소 여옥사에서 울려 퍼진 ‘대한이 살았다’
‘8호 감방의 노래’는 1919년 3·1운동을 주동해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 감방에 수감되었던 유관순, 심명철, 어윤희, 권애라, 신관빈, 임명애, 김향화 등 7명의 독립운동가들이 옥중에서 만들어 불렀던 창가의 총칭이다. 이들은 옥고를 치르는 두려움을 이겨내고자 창가를 지어 자주 불렀다고 전해진다. 심명철은 이 노래를 하도 많이 부르자 간수들이 시끄럽다고 제지했다고 증언했다. 가사는 7명 중 가장 학식이 있던 권애라가 지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확실하진 않다. 현재 남아 있는 창가는 모두 두 곡으로, ‘선죽교 피다리’와 ‘대한이 살았다’이다. 심명철이 생전에 아들 문수일에게 구술했다.
안예은은 “슬픈 역사라고 해서 마냥 처절하게 표현하기보다는 당차고 힘 있게 그리려 노력했다. 투쟁의 노래이기도 했기 때문”이라며 “여러 사람이 함께 부른 노래인 만큼 멜로디는 쉽게 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역사가 점점 지워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음원 발매를 계기로 그 시기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정신을 되살리고, 3·1운동의 숭고한 뜻을 되새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두 무릎 꿇고 앉아 주님께 기도할 때
접시 두 개 콩밥덩이 창문열고 던져줄 때
피눈물로 기도했네 피눈물로 기도했네
— ‘선죽교 피다리’ 가사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 ‘대한이 살았다’ 가사
노래를 ‘선죽교 피다리’라 한 것은 당시 감방에 개성 출신들이 많았고, 고려 정몽주처럼 충정을 다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며, ‘대한이 살았다’는 조국 해방에 대한 독립운동가들의 기개를 보여준다.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여옥사에서 촬영한 ‘8호 감방의 노래’의 뮤직비디어 영상은 유튜브(www.youtube.com)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