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2/08] 8월에 꼭 봐야 할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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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7주년 기념공연 ‘The Symphony: 코레아의 신부’
125년 전 유럽 사로잡았던 놀라운 음악
조선인의 애국심을 다루다
글 | 편집부 사진 | 세종예술의전당
125년 전,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어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발레 ‘코레아의 신부’ 오리지널 음악을 8월 20일(토)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실연으로 만나볼 수 있다. 당시 동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던 유럽에서 오페라 ‘투란도트’, ‘나비부인’보다 앞서 유럽을 매료시켰던 ‘코레아의 신부’는 한국을 소재로 한 최초의 발레다. 청일전쟁 시기, 당시 유럽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조선의 시대상을 담은 발레를 통해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긴다.
빈의 유력 일간지 ‘아르바이터 차이퉁(Arbeiter Zeitung)’은 “즐거운 왈츠와 자극적인 폴카로 빈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의 뛰어남이 드러난다”는 평을 내놓았으며, 파터란트(Das Vaterland) 역시 “음악은 빈 스타일과 코레아 스타일을 우아하게 오간다”고 평을 내놓았다. 이후 ‘코레아의 신부’는 오랫동안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2012년 베를린 자유대학교에 재직하던 박희석 박사에 의해 발굴되어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동양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발레
‘코레아의 신부’가 초연되었던 1897년, 조선은 풍전등화의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청일전쟁의 희생양이 되어 일제 침략으로 국망의 위기에 처해있었던 것. 당시 유럽에서는 일본, 중국 등 동양 세계에 관심이 고조되었다. 20세기 초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가 중국을, ‘나비부인’이 일본을 배경으로 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더 아이러니한 것은, ‘나비부인’이 1904년, ‘투란도트’가 1926년 초연되었는데, 왜 조선을 소재로 한 ‘코레아의 신부’가 그보다 훨씬 앞선 1897년에 초연되었는가이다. 여전히 그 이유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번 세종예술의전당 공연에서는 당시 유럽을 사로잡았던 놀라운 발레음악 전곡을 복원해 지휘자 아드리엘 김(Adriel Kim)과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Orchestra The Original)이 함께 연주한다. 발레극 내러티브를 전달하기 위해 설명을 곁들여 관객과 호흡하는 흥미진진한 공연이 될 전망이다.
지휘를 맡은 아드리엘 김은 유럽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으며, 예술적 기량과 창의적인 기획력으로 한국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지휘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2021년부터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