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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2/08] 8월에 꼭 봐야 할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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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7주년 기념공연 ‘The Symphony: 코레아의 신부’


125년 전 유럽 사로잡았던 놀라운 음악

조선인의 애국심을 다루다


글 | 편집부  사진 | 세종예술의전당 


125년 전,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어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발레 ‘코레아의 신부’ 오리지널 음악을 8월 20일(토)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실연으로 만나볼 수 있다. 당시 동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던 유럽에서 오페라 ‘투란도트’, ‘나비부인’보다 앞서 유럽을 매료시켰던 ‘코레아의 신부’는 한국을 소재로 한 최초의 발레다. 청일전쟁 시기, 당시 유럽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조선의 시대상을 담은 발레를 통해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긴다. 


‘코레아의 신부(新婦)’는 하인리히 레겔의 대본, 요세프 바이어 작곡의 발레다. 오스트리아 빈의 궁정오페라하우스(현재 빈 국립오페라하우스)에서 1897년 5월 22일에 초연된 후 1901년까지 5년간 정식 레퍼토리로 공연되었던 작품이다. 한국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19세기 말에 유럽 음악의 수도라 할 수 있는 빈에서 한국을 배경으로 한 발레가 있었다는 자체만으로 매우 놀랍다. 그런데 이 발레가 잠시 나왔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당시 시즌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고 평단의 예외적인 호평을 받았으며, 발레의 주요 무곡이 발췌되어 판매될 정도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빈의 유력 일간지 ‘아르바이터 차이퉁(Arbeiter Zeitung)’은 “즐거운 왈츠와 자극적인 폴카로 빈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의 뛰어남이 드러난다”는 평을 내놓았으며, 파터란트(Das Vaterland) 역시 “음악은 빈 스타일과 코레아 스타일을 우아하게 오간다”고 평을 내놓았다. 이후 ‘코레아의 신부’는 오랫동안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2012년 베를린 자유대학교에 재직하던 박희석 박사에 의해 발굴되어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동양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발레


‘코레아의 신부’가 초연되었던 1897년, 조선은 풍전등화의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청일전쟁의 희생양이 되어 일제 침략으로 국망의 위기에 처해있었던 것. 당시 유럽에서는 일본, 중국 등 동양 세계에 관심이 고조되었다. 20세기 초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가 중국을, ‘나비부인’이 일본을 배경으로 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더 아이러니한 것은, ‘나비부인’이 1904년, ‘투란도트’가 1926년 초연되었는데, 왜 조선을 소재로 한 ‘코레아의 신부’가 그보다 훨씬 앞선 1897년에 초연되었는가이다. 여전히 그 이유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줄거리 또한 특별하다. 청일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선의 왕자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직접 전장에 뛰어든다. 왕자에겐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왕자를 만나기 위해 전쟁에 뛰어들었고, 둘은 제물포항에서 재회한다. 하지만 일본의 승리로 왕자는 전쟁포로로 되어 사형 위기에 처한다. 여인(신부)은 사랑의 신들의 도움을 받아 꾀를 내어 일본 장군을 쓰러뜨리고 둘은 마침내 서울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세종예술의전당 공연에서는 당시 유럽을 사로잡았던 놀라운 발레음악 전곡을 복원해 지휘자 아드리엘 김(Adriel Kim)과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Orchestra The Original)이 함께 연주한다. 발레극 내러티브를 전달하기 위해 설명을 곁들여 관객과 호흡하는 흥미진진한 공연이 될 전망이다. 


지휘를 맡은 아드리엘 김은 유럽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으며, 예술적 기량과 창의적인 기획력으로 한국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지휘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2021년부터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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