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2/09] 9월에 꼭 봐야 할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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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과 친일, 백 년 전 그들의 선택
식민지 암울한 터널 속에서
애국심의 빛 밝혔던 사람들
글 | 편집부 자료 제공 |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박물관이 9월 12일까지 특별전 ‘항일과 친일, 백 년 전 그들의 선택’을 전시한다. 경기도 31개 시군의 항일독립운동과 친일파에 대해 조명하는 특별전으로, 한말~일제강점기 의병활동과 3·1만세운동의 장소 및 인물을 기리고, 나라를 팔아 부귀영화를 얻은 친일파 및 일제잔재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킴으로써 역사의 엄중함과 국가·공동체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자 기획했다.
19세기 말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아 1910년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일본의 침략과 국권 강탈은 조약 형식을 띠었으므로 이에 협조하는 친일파들이 있었고, 시간이 흘러 일본 제국주의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다. 그렇지만 일제의 침략과 식민지배에 저항하는 사람은 더 많았다.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의병전쟁과 계몽운동은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였고, 3·1만세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이후 국내외의 항일운동과 무장 독립전쟁이 본격화하였다.
근대 이후 한국은 수십 년간 식민지라는 암울한 터널을 지났지만, 치열한 독립운동이 있었기에 그 역사가 초라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다는 것이 전시 담당자의 설명이다. 한국인에게 일제강점기는 잊을 수 없는 아픔이며 지울 수 없는 상처이다. 1백 년 전 깊은 절망에 빠졌던 사람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스스로 가시밭길을 걸었던 사람들은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을 예측했을까? 1백 년 전 우리는, 나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전시실에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물음표가 가득하다.
백 년 전 절망을 이긴 희망

제1부(대한제국의 비극, 그들의 선택)는 한말과 대한제국기에 펼쳐지는 일본제국주의 국권침탈의 모습을 그린 임오군란(1882), 청일전쟁(1894), 러일전쟁(1904), 정미의병(1908) 관련 유물과 죽음으로 일제에 항거한 순국열사 조병세, 최익현, 민영환, 이한응의 유품과 무장독립항쟁을 위해 전 재산을 팔아 만주로 망명한 이석영 6형제에 관한 영상물, 지조를 지키는 마음을 표현한 윤용구, 안중식, 오세창, 한용운의 서화 등을 전시한다.

제3부(친일과 일제잔재)는 경기도의 대표적 친일파 10명(이완용, 송병준, 박제순, 이재곤, 박영효, 박필병, 민원식, 홍사익, 조희창, 홍난파과 송병준·송종헌 부자의 공덕비 및 팔굉일우(八紘一宇, 세계를 천황 아래에 하나의 집으로 만든다) 관련 자료와 탁본을 전시한다.
제4부(유물로 만나는 경기도의 독립운동가)는 경기도 출신 중 주요한 독립운동가 류근·여운형·조소앙·조성환·박찬익·안재홍·신익희·엄항섭 등의 유물을 전시한다. 특히 여주박물관이 소장한 조성환 선생의 유품, 경기도박물관이 기증받은 파주 출신의 독립운동가 박찬익 선생 일가의 유품, 평택의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가 소장한 안재홍 선생의 유품 등이 전시된다.
전시장에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가 제작한 주홍 작가의 샌드 애니메이션 ‘도마 안중근’을 비롯하여 모두 8개의 영상물이 상영되고, 민족문제연구소가 간행한 『친일인명사전』과 지역사연구소·식민지역사박물관이 발간한 『우리 지역 일제잔재를 찾아라』의 PC 검색 코너, 경기일보의 기획기사 ‘경기도의 독립운동가를 만나다’ 등을 QR코드로 확인하는 코너 등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문화재청이 최근 국가 보물로 지정한 ‘데니 태극기’ 등 3종의 태극기를 소개하였다. 포토존은 1942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현재의 국회) 사진을 활용하였으며, 체험존은 ‘소망나무에 메세지 달기’, 태극기를 활용한 ‘태극 바람개비 만들기’, ‘나라사랑 태극기 그리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