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2/09] BOOK ·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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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하얼빈』의 김훈 작가는 청년 시절부터 안중근의 짧고 강렬했던 생애를 소설로 쓰려는 구상을 품고 있었고, 안중근의 움직임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글로 감당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인간 안중근’을 깊이 이해해나갔다. 난세를 헤쳐가야 하는 운명을 마주한 미약한 인간의 내면에 집중하는 김훈의 시선은 『하얼빈』에서 더욱 깊이 있고 오묘한 장면들을 직조해낸다. 소설 안에서 이토 히로부미로 상징되는 제국주의의 물결과 안중근으로 상징되는 청년기의 순수한 열정이 부딪치고, 살인이라는 중죄에 임하는 한 인간의 대의와 윤리가 부딪치며 이토록 다양한 층위에서 벌어지는 복합적인 갈등을 날렵하게 다뤄내며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바라보는 시야의 차원을 높인다.
박동완 평전: 민족대표 33인

한국의 대표적인 평전 작가 김삼웅의 이번 신작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의 표현을 빌자면 “셈해지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을 소환한다. 지금까지 저자의 평전이 주로 ‘존재는 낯익지만 실체는 낯선 독립지사’의 삶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면, 새로 펴낸 ‘박동완 평전’은 ‘존재도 낯설고 실체도 낯선 독립지사’ 박동안에 초점을 맞췄다. 박동완은 3·1독립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의 한 명으로 참여했지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서 평전으로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동완은 우리나라에 여름성경학교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전국적으로 확산시킨 기독교 민주주의자로 일제강점기에 비타협적 민족주의자이자 언론인, 목사로서 투철한 삶을 살다간 독립운동가였다.
윤봉길, 동북아에 평화를 묻다

이 책은 매헌 윤봉길의 출생과 의거, 순국의 과정을 돌아보고 동북아 평화 교류의 매개로써 그의 의거를 자리매김하는 책이다. 매헌은 충절의 고장 충남 덕산에서 태어나 농민운동가로 활약하다 중국 상하이로 망명하여 홍커우공원에서의 의거를 성공시키고 일본 가나자와에서 순국한 후 동북아 평화와 공존공영의 상징으로 부활하고 있다. 이 책은 특히 중국에서 거주 중인 저자들이 의거 및 순국 90주년을 맞이하여 그간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칭다오와 상하이 각지의 윤봉길 의사 유적지를 일일이 답사하며 중국 망명기의 윤봉길 의사의 삶을 입체적으로 복원해 낸 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