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2/11] 거장이 그린 웹툰 명작
페이지 정보
본문
초월(初月)
만화가 이현세가 그린
초월 스님의 독립운동 대서사
‘초월(初月)’은 이상훈이 글을 쓰고, 이현세가 그림을 그린 웹툰이다. 구성상 액자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작품의 외부는 삼각산 진관사에 템플스테이를 하러 간 파란이라는 여주인공이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고 사문(沙門)에 든다는 내용이고, 그 내부는 파란이 밤마다 진관사의 수륙재에 모이는 아귀, 측간귀, 처녀귀 등 외로운 넋들과 함께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대장부 초월 스님의 행장을 살펴본다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웹툰 ‘초월’에 소개된 초월 스님의 행장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불교학계나 역사학계에 전해지고 있는 사료를 기반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에 담긴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초월 스님은 용성 스님, 만해 스님과 함께 불교계 대표 독립운동가로 손꼽힐 만큼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이지만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초월 스님은 경남 고성 출신으로 열네 살 때 지리산 영원사로 입산해 출가한 뒤 일제강점기 내내 불교계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사찰을 돌며 군자금을 모집한 뒤 임시정부와 독립군 단체에 전달했으며,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혁신공보를 발간했고, 승려독립선언서를 제작해 배포했다. 중일전쟁 당시 용산역 ‘대한독립만세’ 격문사건 등을 주도하다가 일제에 체포돼 형무소에서 순국했다. 다음과 이현세 작가가 선보인 콜라보 웹툰 ‘거장과의 만남’은 서울 은평구가 추진 중인 초월 스님 선양사업 중 하나다. 은평구는 2009년 은평구에 위치한 진관사 칠성각을 보수하면서 초월 스님이 독립운동 당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극기 등의 유물이 발견된 것을 계기로 추모제를 비롯해 학술 세미나, 진관사 태극기 도로 가로기 게양 등을 추진해왔다. 1944년 청주형무소에 수감돼 가혹한 고문 후유증으로 순국했지만 대외적으로 스님의 공적이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웹툰 제작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