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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0/12] 꼭 봐야 할 12월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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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만나는 세상


정치적 노선 달랐던 두 음악가의 특별한 만남

항일과 음악의 뿌리는 하나였다  


글 | 편집부  


  2018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정치적 노선은 달랐지만 항일과 음악이라는 뿌리를 공유했던 두 음악가, 정율성과 한유한의 곡들을 엮은 오페라 ‘바람과 구름이 되어’를 선보였다.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 광복군과 팔로군, 남북으로 갈렸던 두 사람. 그러나 그들의 마음은 항상 항일과 음악에 머물러 있었다.



2018년 6월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주최, 그룹씨어터 반도가 주관한 콘서트·오페라 ‘백년의 약속’ 2부에서 오페라 ‘바람과 구름이 되어’가 공연되었다. 한유한의 ‘아리랑’(1940년)과 정율성의 ‘망부운’(1962년)에 삽입된 곡들을 발췌해 항일투쟁을 벌이는 청춘들의 이야기로 새롭게 연출한 작품이다.


한국 최초의 오페라인 ‘아리랑’은 한유한이 1948년 귀국길에 미처 모든 악보를 챙겨 오지 못해 작곡가의 연출노트와 일부 필사본 악보밖에 남아 있지 않았는데, 이후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원본에 최대한 가깝게 복원했다. ‘망부운’ 역시 정확히 표기되지 않거나 끊어진 부분들이 많아 이를 복원·각색해 2019년 3월 공식 무대에 올렸다. 


‘아리랑’은 평화롭게 살던 목동과 시골 처녀가 한국혁명군에 입대해 일제와 투쟁하다 압록강 부근 전투에서 장렬하게 숨지는 줄거리다. 한유한은 초연 당시 무대감독, 바이올린 연주, 주인공 등 7가지 역할을 소화했다고 한다. 순수 창작곡인 서곡과 독창곡에 신민요·군가·가요·아리랑 멜로디를 편곡해 바이올린·첼로 등 서양악기와 한국·중국의 타악기 반주로 연주됐다.


정율성의 유일한 오페라인 ‘망부운’은 중국 윈난성 중국 백족에 내려오는 전통 설화를 뼈대로 만든 가극이다. 호수에 빠져 죽은 나무꾼 연인을 그리워하며 구름이 된 공주가 호수에 큰 파도를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망부운’에 관한 논문을 쓴 양회석 전남대 중문과 교수는 “정율성은 흰색 옷을 즐겨 입는 백족에게서 한민족의 모습을 보았다”며 “동족상잔의 비극을 목격한 채 중국에 돌아온 정율성이 분단 조국에 바치는 비가이자 재결합을 바라는 희망가”라고 짚었다.


이번에 두 오페라를 한데 엮은 임웅균 예술감독은 “신기하게도 정율성과 한유한의 음악이 전체 줄거리와 형식에 딱딱 들어맞았다”며 “통합과 화합이라는 이번 공연 기획에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오페라 ‘바람과 구름이 되어’를 보려면  KTV중계석 http://www.ktv.go.kr/content/view?content_id=555704에 접속하면 된다.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 정율성 


  1988년 덩샤오핑에 의해 중국의 인민해방군 군가로 인준된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은 항일이라는 공통의 기억을 지닌 중국과 한국 양쪽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2014년 시진핑 주석의 서울대 강연,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대 강연 모두에서 정율성이란 이름이 거론됐다. 


정율성은 1918년 광주 태생으로 15세 때 남경에 건너가 의열단원이 된 후 약 5년 동안 남경과 상해에서 항일 투쟁에 참가했다. 1937년 한국의 애국 청년들과 같이 서안을 거쳐 연안에 도보로 도착, 모택동·주덕 등이 칭찬한 ‘연안송’을 작곡했고, 1942년 5월 모택동이 주관한 연안문예좌담회에 참석한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그 후 중국 공산당의 지시로 조선의용군 등을 창설, 항일전에 참가했다.


해방 후 중공당의 지시로 연안에서 입북, 한때 평양의 조선음악대학 작곡 부장 등을 역임했다가 1951년 중공당의 소환에 따라 북경에 돌아갔다. 중국에 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1966년부터 10년 동안 문화혁명 기간에 한국 출신 등의 이유로 박해를 받았다. 문화혁명이 끝나 복권되어 창작의 권리를 되찾았으나 1976년 12월 7일 급서했다.


항일 디아스포라, 한유한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5세에 중국 상하이로 건너간 한유한은 임시정부와 광복군의 자장 속에서 정율성과는 다른 정치 노선을 걸었다. 그를 지탱한 것은 무엇보다 항일이었고, 해방 이후 친일파를 기반으로 세력을 쌓은 우익 정치인들과는 평생 담을 쌓고 살았다. 


한유한은 어려서 의열단에 뛰어든 정율성보다 체계적인 음악 수업을 받았다. 상하이 신화예술대 예술교육과를 졸업했고, 이후 중국국립음악원에서 전문 교육과정을 밟았다. 의사였던 아버지는 의학 공부를 권했으나,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한유한은 아버지의 친구이자 임시정부 요인 조성환으로부터 ‘예술로 나라를 구하라’는 말을 따르게 된다.


사범대에서 음악을 가르치기도 했던 한유한은 1935년 가난하고 버림받은 아이들을 위해 중국 최초의 첫 아동극장을 만들었다. 1937년 중일전쟁 발발 뒤 중국군에 입대해 국민당 전시공작간부훈련단 음악교관으로 일하다 한국청년전지공작대 예술조장을 맡았다. 한국청년전지공작대원들의 피복비를 마련하기 위해 1940년 시안에서 한국 최초의 오페라인 ‘아리랑’을 작곡 초연했으며 1940년 광복군에 입대해 ‘압록강 행진곡’, ‘광복군 제2지대가’, ‘조국행진곡’, ‘여명의 노래’ 등 다수의 독립군가를 작곡했다.


신채호 詩 한글 육필 최초 소개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기념 특별전 ‘ㄱ의 순간’이 11월 12일 성대한 막을 올려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린다. 국가대표급 작가들이 한글을 미술로 재해석한 역대 최대 규모 전시로, 작가 46인의 회화·설치·서예 등 전 분야를 망라한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김환기·박수근·백남준 등 작고 작가부터, 서도호·강익중·이건용·이우환·최정화 등 한국 미술 최전선에 있는 작가들을 통해 한글의 잉태와 탄생, 현재와 미래를 조형 언어로 제시한다. 베네치아 비엔날레 심사위원을 지낸 이용우 중국 상하이대 석좌교수와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가 자문위원,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감독을 맡았던 이대형 큐레이터가 기획위원으로 합류했다. 

‘국민 화가’ 박수근이 특유의 두터운 흙빛 물감 표면에 한글 자모(字母)를 그린 희귀 그림이 처음 공개된다. 김환기가 뉴욕타임스 위에 그린 훈민정음 자모 문양의 유화 ‘무제’, 한글 문양에 영롱한 물방울을 올린 김창열의 희귀작 ‘세종대왕 고’도 볼거리다. 문자 추상 거장 남관·이응로, 서예 전통에 바탕해 파격의 조형 세계를 개척한 황창배도 문자의 미적 순간을 넓힌다. 무엇보다 독립운동가 신채호의 시 ‘새벽의 별’ 육필 초고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수정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당대의 고뇌를 짐작하게 하는 귀한 사료다.  

장소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전관,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기간 2020년 11월 12일~2021년 2월 28일

시간 10:00~19:00(입장마감 오후 6시, 월요일 휴무)

요금 성인 12,000원 초중고생 8,000원 유치원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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