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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시편 [2020/12] 항일시편(60) - 속 좁은 놈 버릇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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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번째 때리기 


춘추로 홍역


글 | 신현득 (한국아동문학인협회 고문)


  나까무라(中村) 순사가 

구장댁 마당에 마을 사람 모아 놓고

“조선 사람이노 옛날에노 돈닙운동이노 하더니 

요새노 미국 스빠이노 많스무니다.”하고 

표어 한 장씩을 돌리고 갔다.


‘벽에 귀가 있다 (壁に 耳 有り)’

스파이가 엿들으니 

말조심하라는 말. 그런데


벽에 대고 있는 건 순사의 귀였다. 

독립운동이나 않는가?

미국 첩자 노릇이나 않나?

일본에 반항이나 않나?

정보원을 두고 엿듣고 살폈다.  

        

경찰관 주재소가 주관하는 춘추 대청결도 그거다.

집안을 쓸고 닦고

살림을 마당에 내놓아야 한다. 

 

철컥철컥, 까만 정복 칼 찬 순사가 

애국반장, 구장, 면서기 몰고 와서

불온한 거나 없나? 장롱, 이불까지 살핀 뒤 

검사필증을 주고 간다. 


“후유!”

청결 검사 끝나야 안심이다. 

-춘계대청결검사필(春季大淸潔檢査畢)

나까무라 도장이 찍힌 검사 딱지를 대문기둥에 붙여야 했다.   


1년에 두 번

춘추로 겪는 홍역. 





□주재소(駐在所) : 경찰관주재소. 전국 2,332개의 주재소에 순사 2만여 명이 있었다. 그 밑에 보조 경찰과 밀정이 있어, 전국을 경찰로 통치했다. 

□벽에 귀가 있다(壁に 耳 有り(가베니 미미 아리) :  태평양전쟁 때, 미국 스파이 경계 표어.

□춘계, 추계, 대청결검사(春季秋季大淸潔檢査) : 일제지배가 시작되면서 끝날 때까지 전국적으로 벌였던 일본경찰 주도의 청소검사제도. 겉으로는 가정청결이었으나, 방안에 있던 가구를 모조리 마당에 내놓게 하여, 불온물 색출이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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