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 Inside

자랑스러운 우리 것들 [2022/08] 대한민국의 국기 태극기

페이지 정보

본문

역사의 순간마다 피 끓는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다


만물과 상생하는 창조와 번영 상징

평화 사랑하는 민족성 담아내


글 | 편집부  사진 | 문화재청   


광복 77주년이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은 그날, 태극기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펄럭이며 우리 민족의 해방을 함께 기뻐했다. 어디 그뿐이랴. 독립정신을 세계에 알렸던 1919년 3·1운동,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연 1960년 4·19혁명, 어둠의 시대에 한 줄기 빛을 그었던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대통령직선제를 쟁취한 1987년 6월항쟁 그리고 온 국민이 열광했던 2002년 월드컵까지, 그야말로 굵직굵직한 역사의 순간마다 태극기는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울렸다.  


세계 각국이 국기(國旗)를 제정하여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근대 국가가 발전하면서부터였다.


우리나라의 국기 제정은 1882년(고종 19년) 5월 22일 체결된 조미수호통상조약 조인식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당시 조인식 때 게양된 국기의 형태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며, 2004년 발굴된 미국 해군부 항해국이 제작한 ‘해상국가들의 깃발(Flags of Maritime Nations)’에 실려 있는 ‘Ensign’기가 조인식 때 사용된 태극기(太極旗)의 원형이라는 주장이 있다.


1882년 박영효가 고종의 명을 받아 특명전권대신 겸 수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과정을 기록한 「사화기략(使和記略)」에 의하면 그해 9월 박영효는 선상에서 태극 문양과 그 둘레에 8괘 대신 건곤감리 4괘를 그려 넣은 ‘태극·4괘 도안’의 기를 만들어 그달 25일부터 사용했으며, 10월 3일 본국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는 기록이 있다. 


고종은 다음 해인 1883년 3월 6일 왕명으로 이 태극·4괘 도안의 태극기를 국기로 제정·공포했다. 다만, 국기 제작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탓에 이후 다양한 형태의 국기가 사용되어왔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1942년 6월 29일 국기제작법을 일치시키기 위해 「국기통일양식」을 제정·공포했으나, 일반 국민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태극기의 제작법을 통일할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정부는 1949년 1월 국기시정위원회를 구성해 그해 10월 15일 「국기제작법 고시」를 확정·발표했다. 이후 국기에 관한 여러 가지 규정들이 제정·시행되어 오다가, 2007년 1월 「대한민국국기법」을 제정했고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2007년 7월)과 「국기의 게양·관리 및 선양에 관한 규정」(국무총리훈령, 2009년 9월)도 제정됨에 따라 국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규정이 갖춰졌다.


태극과 사괘, 

대자연의 진리 형상화


태극기는 흰색 바탕에 가운데 태극 문양과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四卦)로 구성되어 있다. 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그리고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민족성을 나타내고 있다. 가운데의 태극 문양은 음(陰: 파랑)과 양(陽: 빨강)의 조화를 상징하며, 우주 만물이 음양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네 모서리의 4괘는 음과 양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효(爻: 음--, 양-)의 조합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냈다. 그 가운데 건괘(乾卦)는 우주 만물 중에서 하늘을, 곤괘(坤卦)는 땅을, 감괘(坎卦)는 물을, 이괘(離卦)는 불을 각각 상징한다. 이들 4괘는 태극을 중심으로 통일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태극과 사괘 문양은 백제의 와당, 통일신라의 감은사지의 기단석, 고려의 동경, 조선의 태극선 등에서 나타나듯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역사 문화에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처럼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즐겨 사용하던 태극 문양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태극기는 우주와 더불어 끝없이 창조와 번영을 희구하는 한민족의 이상을 담고 있으며 1919년 3·1운동, 1945년 8·15광복,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항쟁 그리고 온 국민이 열광했던 2002년 월드컵까지, 그야말로 굵직굵직한 역사의 순간마다 우리 민족과 함께했다.


태극기는 이러한 상징성을 높게 인정받아 뉴욕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게양 태극기(제381호), 데니 태극기(제382), 대한독립만세 태극기(제387호),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제389호),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제395호) 등 15점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국가 보물로 지정된 태극기 3건


문화재청은 2021년 10월 25일 ‘데니 태극기’와 ‘김구 서명문 태극기’, ‘서울 진관사 태극기’ 등 태극기 유물 3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했다. 태극기 3건은 19~20세기 초 제작된 것들로, 일제강점기 혹독한 시련 속에서 독립에 대한 열망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내려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문화재다. 우리 역사 최초로 국기(國旗) 제작이 시도되고 변천되는 과정, 독립에 대한 열망,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대한민국 역사의 대표이자 우리 민족의 상징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았다.


‘데니 태극기’는 고종의 외교 고문으로 활동한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Owen Nickerson Denny, 1838~1900)가 1891년 1월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가지고 간 것을 1981년 그의 후손이 우리나라에 기증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세로 182.5cm, 가로 262㎝로 국내 현존하는 옛 태극기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가장 오래된 태극기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특히 국기를 제정해 독립국임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외교적 노력을 증명하는 유물이자, 일제강점기 독립을 향한 열망의 상징이 된 태극기의 기원을 보여주고 있다.


‘김구 서명문 태극기’는 1941년 3월 16일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주석이 ‘망국의 설움을 면하고 자유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광복군을 도와줄 것’을 요구하는 등 독립 의지를 담은 글귀를 적어 친분이 있던 벨기에 신부 매우사(Charles Meeus)에게 준 것이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매우사 신부는 안창호 선생의 부인 이혜련 여사에게 이 태극기를 전했고, 후손들이 보관하다가 1985년 3월 11일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우리나라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일제강점기의 태극기인 ‘서울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5월 26일 서울시 은평구 진관사의 부속건물인 칠성각(七星閣)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내부 불단(佛壇) 안쪽 벽체에서 발견되었다.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라는 점에서 역사·학술적 가치가 높아 보물로 지정됐다. 특히 왼쪽 윗부분 끝자락이 불에 타 손상되었고 여러 곳에 구멍이 뚫려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만세운동 당시 혹은 그 이후 현장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재 1919년에 제작된 태극기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1919년 제작된 실물이라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국기에 대한 맹세’ 

시대에 따라 변해


국민의례 절차에서 낭송하는 ‘국기에 대한 맹세’는 1968년 충남도 교육위가 자발적으로 만들어 보급한 것이 시초다. 1972년 문교부가 이를 받아들여 전국 각 학교에서 시행하도록 했으며, 1980년 국무총리 지시로 국기에 대한 경례 시 ‘국기에 대한 맹세’를 병행하도록 했다. 이후 1984년 2월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으로 법제화되었다. 1996년에는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어 국기 강하식 및 각종 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중 애국가를 연주할 경우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송을 생략하도록 했다. 2007년 7월에는 ‘대한민국 국기법 시행령’이 제정·공포됨에 따라 새로운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규정,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 초기 맹세문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위하여 정의와 진실로서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 1974년 이후 맹세문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 2007년 이후 맹세문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최신글

  • 글이 없습니다.

순국Inside

순국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