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우리 것들 [2021/12]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한국의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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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22종 서식
멸종위기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 다양성 보유
글 | 편집부 사진 | 한국관광공사
무궁무진한 즐거움과 먹거리에 푹 빠져 틈나면 서해로 남해로 갯벌을 찾아다니곤 했었다. 구멍 숭숭 뚫린 갯벌에서 꼼지락거리는 작은 생명들을 보며 어찌나 신기하고 귀여웠던지. 저녁놀이 지는 갯벌은 또 얼마나 황홀했던가. 얼마 전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는 소식을 듣고 환호성을 질렀다.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 등 5개 지자체에 걸쳐 있는 4개 갯벌이 지정됐으며 ‘getbol’이라는 우리나라 이름을 그대로 영어로 옮겼단다. 문화유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재가 어려운 자연유산으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린 한국의 갯벌, 정말 자랑스럽다.
한국의 갯벌은 지질학적, 해양학적, 기후학적 조건이 복합적으로 결합해 다양한 퇴적 시스템을 발달시켰으며 각각 네 가지 갯벌 유형(하구형, 군도형, 개방형, 반폐쇄형)의 예를 보여주고 있어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22종을 포함한 2,150종의 생물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생물 다양성을 자랑한다. 또한 47종의 고유종과 5종의 멸종위기 해양 무척추동물이 서식하는 중요한 서식지이며, 약 118종의 철새들이 찾아오는 거점이기도 하다. 국내 갯벌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이 무려 연간 26만 톤에 달해 기후변화 대응의 첨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월 한국 갯벌의 해상생물 다양성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하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 ‘해양학, 해양생물학 리뷰’(OMBAR)에 발표했다. 해당 연구팀은 50년간 한반도 37개 해역에서 갯지렁이 등 대형 저서(底棲) 무척추동물의 서식 조사를 한 결과, 1천 종을 확인했는데 이는 갯벌이 있는 유럽 와덴해의 400종, 영국 530종, 북태평양 576종을 크게 웃돌고 있다.
서천 갯벌

서천 갯벌은 금강 하구에 인접해 있다. 자연상태의 원시성이 잘 보존되어 있으면서 펄과 모래가 조화롭게 조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저서생물과 풍부한 수산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작은 규모의 군도형 갯벌이자 하구형 갯벌(estuarine type)로 지정면적은 68.09㎢이며 완충지역은 36.57㎢이다.
2008년 국토해양부에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으며, 2009년에는 람사르 협약에 따라 람사르 습지(Ramsar wetlands)로 지정되었다. 2011년에는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경로(East Asian Australasian Flyway)의 거점으로 인정받아 파트너십에 등록되었다.
서천 갯벌 지역은 대한민국의 3대 철새 도래지에 속하며 멸종위기 조류인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넓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황초롱이, 흰목물떼새 등의 중요한 서식지다. 이 밖에도 칠게, 벗들갯지렁이, 서해비단고둥 등과 같은 갑각류 및 연체동물 등 총 95종의 저서동물을 비롯해 어류 125종, 기타 수산생물 및 무척추동물 60종이 살고 있다. 갈대와 천일사초, 갯잔디, 갯쇠보리, 칠면초, 해홍나물 등의 염생식물들도 서식하고 있다.
고창 갯벌
전라북도 고창군에 위치하며 곰소만의 남쪽과 서쪽 조간대 지역에 형성되어 있다. 전형적인 개방형 갯벌(open-embayed type)이며,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정면적은 64.66㎢이며 완충지역은 17.85㎢이다. 완충지역의 북쪽 끝은 변산반도국립공원과 새만금간척지에 속한다. 동쪽에서는 신창천이, 남쪽에서 곰소만으로 갈곡천과 주진천이 흘러들어온다.
2008년 대한민국 정부에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으며, 2010년에는 람사르 습지에 등재되었다. 2013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UNESCO Biosphere Reserve)으로 지정되었다.
해마다 고창 갯벌을 찾아오는 멸종위기종 조류는 흰물떼새, 민물도요, 큰고니, 가마우지, 중대백로 등을 포함해 10여 종이다. 조개류와 갯지렁이, 풀게, 동죽 등이 서식한다. 또한 다양한 염생식물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조간대 상부에는 칠면초 군락이 있고, 줄포갯벌 제방 안쪽 등 담수의 유입이 있는 곳에는 갈대가 분포하고 있다. 곰소만[줄포만] 연안에는 갈대·칠면초·나문재 등 염생식물 22종이 서식하고 있다. 물새의 경우 전 세계 생존 개체 1% 이상의 종으로 흰물떼새 1종이 출현했다. 청둥오리·민물도요·큰고니·가마우지·왜가리·중대백로 등 6종도 관찰되고 있다.
신안 갯벌

2018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2009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2011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었다. 대한민국 갯벌의 약 15%에 해당하는 광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종류도 펄, 모래, 혼합, 자갈 등 전 세계 모든 형태의 갯벌을 볼 수 있는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지구상에서 가장 두꺼운 최대 40m의 펄 갯벌 퇴적층은 해외 해양생태학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신안 갯벌을 찾는 물새의 수는 2009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4년에는 83종이 되었다. 청다리도요사촌과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매, 노랑부리저어새, 흰목물떼새 등의 멸종위기종들이 이곳에 서식한다.
보성-순천 갯벌

2003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순천만은 2008년에 명승지로, 보성 갯벌은 2016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2006년에는 람사르 습지에 등재되었다. 2018년에는 순천 갯벌을 포함한 순천만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의 대한민국 최대 월동지이며, 꼬막과 짱둥어 등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