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초대석

[2020/09] 제30대 국가보훈처장 박삼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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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특별 초대석 | 만나고 싶었습니다


모든 문제의 답은 ‘사람’과 ‘현장’에…정책개발 더욱 힘쓸 터 

보훈가족과 보훈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글| 편집부


박삼득 보훈처장이 보훈처에 부임한지도 어느덧 1년이 흘렀다. 육군사관학교 36기로 제5보병사단장, 국방대학교 총장,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 전쟁기념관장 및 전쟁기념사업회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19년 8월 9일부터 국가보훈처의 서른 번째 처장을 맡아 현안을 살피고 있다. 그는 모든 문제의 답은 ‘사람’과 ‘현장’에 있다고 말한다. 사람과 현장을 향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책을 바라보고,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일이 행정의 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박삼득 보훈처장. 전국 각지 보훈현장에 발걸음을 찍느라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삼득 보훈처장을 8월 20일 국가보훈처에서 만났다. 


박삼득 보훈처장은 국가보훈처 취임 이후 연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스스로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걸 새삼 느낀 지난 1년”이라고 회고한다. 1980년에 임관해 2015년 육군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을 마지막으로 중장으로 예편한 그는 이후에도 전쟁기념관장 및 전쟁기념사업회장을 맡으며 보훈가족의 노고를 널리 알리고 기념하는 일에 몸담아왔다. 그런데도 국가보훈처장이 되어 느끼는 보훈의 중요성은 남다르다. 무엇보다 보훈처 밖에서 봐왔던 ‘보훈’과 직접 보훈처에 몸담으며 느낀 ‘보훈’ 사이의 거리와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보상과 선양, 예우, 복지, 제대군인, 국제협력, 보훈단체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야 하는 것은 물론 챙겨야 할 현안도 셀 수 없이 많은 까닭이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일을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하며 주어진 임기 내에 해낼 수 있는 일을 하나하나 수행해가고자 한다.  



작은 소리도 소중하게…국가보훈이 나아가야 할 방향 설정


제30대 보훈처장으로 취임한 이후, 박삼득 보훈처장은 약 9개월의 기간 동안 전국의 60여 개 소속기관과 현장 방문을 모두 마쳤다. 이러한 과정은 국가보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으려 한다. 그는 모든 문제의 답은 사람과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보훈가족과 보훈현장을 위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려면 무엇보다 사람을 깊이 알고, 현장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제가 전국 보훈현장을 돌며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를 보상이나 지원수준에 대한 요구보다 현장의 작은 소리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귀 기울여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보훈처장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책임감도 느낀다. 한 번은 전남 순천의 한 국가유공자가 그에게 ‘보훈행정에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이에 그는 직접 손으로 편지를 써서 답장했다. 그렇게 일화가 일단락될 수도 있었을 텐데, 이후 그가 순천을 찾아 충혼탑 참배를 할 때 그 유공자가 직접 찾아와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 오히려 그가 더 큰 감사함을 느꼈다. 이를 통해 그는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국가유공자들에게 큰 감동이 될 수 있음을 새삼 느꼈다. 


 물론 그밖에도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박 처장은 의료와 복지를 비롯한 여러 현안을 접하며 정책의 현실성을 높이는 방안 마련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국가유공자를 비롯한 보훈가족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도 했다. 


변화와 혁신으로 보훈가족의 예우, 시대에 맞는 정책 개발 집중 


 박삼득 보훈처장은 취임 당시 취임사에서 ‘과감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들에 대한 예우’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현충일 추념사에서 “보훈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일 뿐만 아니라, 국가를 위해 생명까지 바칠 수 있는 애국심의 원천”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보훈’은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대해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고 예우하는 것입니다. 그 희생과 헌신에 긍지를 느끼실 수 있도록 잘 모시는 것, 이것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입니다. 특히 그 책무를 다할 때, 국민들은 순국선열을 비롯한 모든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분들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더 깊이 새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보훈은 ‘원호’에서 ‘예우’의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보다 국민의 눈높이와 경제수준이 높아졌다. 보훈영역이 확대된 것은 물론 보훈대상자들도 고령화되었다. 이같은 변화는 진행 중이다. 보훈을 과거의 기준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그래서 그는 “보훈 역시 이제는 한 차원 더 높은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가보훈처도 변화를 이루어가고 있다. 기존 보훈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동시에 시대 변화에 적합한 ‘새로운 정책’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실천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국가보훈처는 ‘정책중심 부처’로 탈바꿈해나갈 예정이다. 실제로 국가보훈처는 지난 5월, 보훈의 미래지향점으로 ‘든든한 보훈’이라는 정책브랜드를 발표했다. 세종정부종합청사에 있는 국가보훈처 곳곳에서도 ‘든든한 보훈’이라는 문구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든든한 보훈’이 대외적인 슬로건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이를 실천하고자 국가보훈처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더구나 지금은 국민통합이 중요한 시대다. 이 때문에 국가보훈처의 역할도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박 처장도 ‘국민통합’을 항상 되새긴다. 



 “대통령님께서도 ‘독립·호국·민주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애국의 세 기둥’이라고 하셨습니다. 20세기 암울했던 역사에서도 순국선열을 비롯한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배님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독립·호국·민주정신은 각각의 시대상황에서는 최고의 가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때로는 그 가치가 충돌하면서 갈등의 중심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있어 무척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보훈처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독립·호국·민주기념일을 국민과 함께 기리는 정부기념행사가 ‘화합과 통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보훈처는 순국선열의 날을 포함해 한 해 동안 13회의 정부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각각의 기념식은 독립·호국·민주의 가치를 지닌 행사이지만, 이들 기념식에는 각 분야의 국가유공자단체들이 함께 참석한다. 이는 각각의 가치를 따로 기념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자 ‘애국의 실천’이라는 하나의 가치 안에서 함께 이를 기억하고 계승하자는 ‘통합’의 의미를 실천하는 일이다. 



보훈은 나라의 정신이자 미래, 순국선열 더욱 발굴하고 공훈 기릴 터


 독립유공자의 예우보상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박 처장은 “알려지지 않았던 순국선열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그 공훈을 기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2018년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기준을 완화하고 개선한 이후 여성과 학생 등 그동안 소외되었던 독립유공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데 나섰다. 덕분에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647명을 포상했으며, 올해도 광복절까지 457명을 포상했다. 


 특히 현재 생존해 있는 독립유공자와 안타깝게 생을 달리한 독립유공자의 유족들이 영예로운 삶을 보낼 수 있도록 매월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부터는 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손·자녀 가운데 생계가 어려운 이들에게 생활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국땅에 잠들어 있는 독립유공자들이 조국의 품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141명의 유해 봉환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그는 “앞으로도 순국선열과 유족 분들에 대한 예우를 더욱 세심히 살피도록 하겠다”고 다짐한다. 


 박삼득 보훈처장은 순국선열의 숭고한 독립·희생정신을 미래 세대에 교육하는 일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보훈은 지난날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예우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자칫하면 보훈을 과거의 일로만 여길 수도 있지요. 하지만 보훈은 나라의 과거이기도 하지만, 현재이자 미래입니다. 과거의 의인을 지금 우리가 잘 모시면 그 모습을 보고 자라나는 다음 세대들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 나라가 어려울 때 과거 의인의 희생과 헌신을 본받아 자신도 그 대열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를 ‘희생과 헌신의 재생산’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순국선열의 공헌이 잘 알려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그래서 국가보훈처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지역의 현충시설과 기념관 등을 직접 체험하는 것은 물론 보훈 현장탐방과 보훈교육 연구원 연수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사업 진행에 제약이 있어 ‘언택트’ 방식을 병행 중이다. 미래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수요자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순국선열은 광복 이전에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 등 일제에 항거하다가 순국하신 분들이십니다. 그 분들의 숭고한 정신과 공헌을 미래 세대에게 알리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분들의 공헌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요. 앞으로 우리 미래 세대들이 순국선열의 독립과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전쟁기념관장을 역임한 그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갖고 있다. 전쟁기념관의 1년 방문자 수는 약 200만 명. 하지만 그는 이 숫자가 천만 명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상으로 ‘손안의 기념관’을 만들면 기념관에 직접 가지 않아도 그 내용을 살필 수 있다. 어린 학생들이 기념관에 방문해 모든 내용을 자세하게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해설사의 말 한 마디가 잔영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 그는 독립기념관을 비롯한 전국의 기념관이 협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궁극적으로 3천만 명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알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본질과 실행, 효율과 소통에 집중…순국선열 향한 고마움 보답할 것


 박 처장은 보훈 공직자들에게 ‘이중 사행’(二重 四行)이라는 말을 자주 강조한다. 여기에는 앞서 여러 차례 언급한 ‘사람과 현장’에 집중하며, ‘본질과 실행, 효율, 소통’을 되새긴다는 그의 의지가 담겼다. 정책브랜드인 ‘든든한 보훈’은 이러한 신념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는 이것이 “보훈대상자를 더욱더 제대로 모시겠다”는 국가보훈처와 보훈공직자의 약속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이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임을 알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라가 어려울 때 우리의 순국선열을 비롯한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나라를 되찾고, 지켰고, 바로 세웠습니다. 이제 번영된 나라가 그 은혜를 제대로 갚아나갈 수 있도록 좀 더 좋은 정책을 개발하고 현장에서는 어르신들을 더 정성껏 모시면서, 나아가 보훈이 국민통합을 이루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기에 순국선열을 향한 감사함을 잊을 수 없다. (사)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는 순국선열은 겨레의 미래를 밝히고 보다 많은 국민과 소통하고자 『월간 순국』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박 처장은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회복하고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공헌과 그 숭고한 정신을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애쓰시는 (사)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와 『월간 순국』의 열정과 노고에 감사드린다”로 인사를 전했다. 


 “올해 개편을 단행하면서 기획기사를 비롯해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직접 취재, 반영하는 등 이전보다 다양한 기사와 콘텐츠가 채워지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월간 순국』이 순국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더 널리 알려내고, 우리 국민들이 그 정신을 기억·계승할 수 있도록 보다 활발하게 소통하는 정론지가 되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국가보훈처는 이를 위해 (사)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와 『월간 순국』 지원에 대한 사항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국가보훈처가 새로운 정책개발에 매진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마음가짐과 시스템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 지금 당장 달라지지 않아도 바른 방향을 설정하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닿는다. 그 신념으로 오늘도 박삼득 처장은 자신의 역할에 매진하고 있다. 


■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프로필

부산 출생 

2019. 8~ 국가보훈처 처장 


2017. 11 전쟁기념사업회(회장), 전쟁기념관(관장) 


2015. 7 육군본부 정책연구위원회(위원장) 


2012. 11 국방대학교(총장) 


2011. 5 육군본부 개혁실(실장) 


2009. 4 제5보병사단(사단장) 


2003. 12 제15보병사단 38연대(연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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