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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 Theme 4. 학교 밖 역사교육 활성화 방향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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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과 양립 ‘체험터’로서 역할 증대


독립운동사 이해하는 

안목 키우려면 공간 직접 경험해야


글 | 김대용(안성3.1운동기념관 학예연구사)


  학교 교육의 테두리에서 학교 밖의 현장은 교과 중심적 교육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대부분 인식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 문화시설이 빠르게 증가했고 이에 따라 박물관도 전국적으로 1,000여 곳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였다. 게다가 테마를 내세운 각양각색의 박물관들이 들어서면서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급증했다. 역사를 주제로 한 것뿐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영역 등 전반에 걸친 프로그램이 개발되었고, 두 영역 이상이 접목하는 등 다변화하고 있다. 또한 박물관을 방문하는 대상층이 다양해졌다. 박물관의 주요 기능으로 교육적 활동이 자리매김한 현재 청소년의 수요가 굉장히 많아지고 중요해졌다. 더욱이 학부모와 학교에서는 체험교육의 공간으로 박물관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 밖의 교육 현장은 학교 교육과 양립하는 ‘체험터’로서 역할이 증대되었다.


학교 밖 독립운동사의 교육장 ‘기념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을 전후로 독립운동사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학교 밖 독립운동사 교육 현장은 국가보훈처에서 지정하는 현충시설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현재 현충시설은 독립운동 관련 시설이 949개소, 국가수호 시설 1,195개소로 전체 현충시설은 2,144개소에 이른다. 


이 중 독립운동 관련 시설의 지역별 및 유형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독립운동 관련 시설들이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다양한 유형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중에서 독립운동기념관은 독립운동사 교육의 대표적인 기관이라 할 수 있다. 기념관은 ‘독립운동’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대상으로 특성화, 집중화되어 있다. 따라서 전시 콘텐츠도 관련 유물과 자료가 중심이 되고, 이에 따르는 연구와 교육·체험이 주류를 이룬다. 또한 대부분의 기념관이 사건의 장소, 인물과 관련된 장소에 건립 운영되고 있어 ‘현장’의 중요성을 크게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공간의 함의를 중요시하는 특성에 따라 지역사 교육의 측면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념관은 대일항쟁기 독립운동의 활동과 과정을 주제로 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 및 교육·체험 등을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기념관을 관람하고 마지막 코너에 자신의 방문 감상이나 의견을 남기는 공간에서 흔히 보게 되는 글귀를 마주한다. “일본은 없어져야 하는 나라”, “일본인은 나쁜 사람”이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방문자의 태도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를 살펴볼 때 첫째는 한국 독립운동사를 한국인의 근대적 변화에 대한 열망과 독립의지로써 민족적 역량을 성장시키고, 자주적인 국가 건설을 위해 노력한 역경의 시기로 인식하는 것이다. 둘째는 보호라는 명목 아래 일제가 한국의 자주적 국가체제를 무너뜨리고 식민지로 전락시켜서 한국인을 억압과 핍박으로써 통치한 시기로 인식하는 것이다. 두 관점은 독립운동이라는 동일한 주제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이해와 인식의 정도 차이를 담고 있다. 앞의 글귀를 남기게 되는 것은 ‘일본=나쁜 나라’, ‘일본인=나쁜 사람’으로 전도되는 생각이 심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최근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독립운동의 본질적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자를 강조하다 보면 일제가 자행한 역사적 사실들이 희석될 수 있고, 후자를 강조한다면 한국의 독립운동과 인물들을 주목하지 못할 수 있다. 이는 상당히 미묘한 차이로 보이지만 극명하게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기념관에서 독립운동사 교육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역사관과 세계관의 형성을 위해서 양자에 대한 균형적 시각과 선택적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기념관의 교육 형태와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기념관을 찾아가는 형태가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은 기념관에서 찾아가는 방식으로,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념관으로 찾아가야지만 독립운동사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념관에서 제작된 자료를 받아 학교 속으로 또는 가정으로 이동하여 언제든 독립운동사 교육이 가능한 체계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특이한 점은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은 멈춰진 시간처럼 느껴졌다. 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못했고, 학교는 학생들과 함께하지 못했다. 학생과 학교는 ‘랜선’을 통해서야 만날 수 있었다. 또한 학교 밖 많은 문화시설들이 예방적 조치로 공간의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러한 현실에서 온라인을 활용한 교육의 형태로 변화를 가져왔다. 기념관을 포함한 박물관에서도 VR·AR 등의 실감콘텐츠를 도입하는 전환기에 접어든 시기에 코로나19로 현장 체험이 이루어질 수 없는 대안으로 등장하였고, 많은 기념관들이 이를 활용한 전시 및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제는 기념관을 직접 가지 않아도 온라인 전시관과 온라인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 확산될 것으로 생각되며 기념관들도 그러한 현상에 맞춰 변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살아있는 현장 만나는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


독립운동 교육에서 독립운동의 과정만을 놓고서 독립운동사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인물들의 배경과 사고, 활동 등을 통해 독립운동의 퍼즐 조각들을 맞춰야 비로소 이야기가 완성된다. 그리고 국내외에 산재한 사건 및 인물들과 관계된 장소들은 독립운동을 이해하는 공간으로서 중요하다. 현충시설 내 독립운동 관련 시설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국적으로 950여 곳에 이르는 독립운동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각 지역에서 조성한 ‘만세길’, ‘독립운동 역사마을’, ‘독립운동의 길’ 등의 특화된 탐방 코스가 주목을 받고 있으며, 행정·사법·교육·의료·상업 등 대일항쟁기의 시설들이 근대문화유산 또는 등록문화재로 선정되어 역사적 평가와 함께 탐방지로 부각되고 있다. 이외에도 독립운동가들의 유해와 위패가 안장된 국립현충원과 효창공원 등이 국내에 소재한 독립운동 교육 현장이다.


독립운동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인을 중심으로 전개되었기에 해외에 소재한 독립운동 관련 장소들이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다. 독립기념관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 현황에 따르면, 68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10여 년 전부터 이러한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를 탐방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전후로 정부 및 지자체, 기관 및 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를 탐방하는 루트가 여러 여건상 아직까지는 대부분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지로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조사연구를 통해 다른 사적지가 발굴되고 현지의 교통 여건 등이 나아져 탐방 코스가 다양화되면서 해외의 독립운동 현장은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기념관을 비롯한 국내외 독립운동 사적지 등이 학교 밖 독립운동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이 점차 확대되는 만큼 활성화도 뒤따르게 될 것이다. 독립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했던 공간을 직접 가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배경지식을 갖고 실제로 독립운동 사적지를 탐방하면서 독립운동가들의 고된 역경과 그 과정이 서려 있는 장소들을 통해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고뇌, 그들이 가진 꿈과 희망을 반추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독립운동가를 자신과 별개인, 먼 과거 인물로 배우는 교실수업보다 현장에서 살았거나 활동했던 인물로 느끼게 한다는 점에 현장교육이 중요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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