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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스크랩 [2022/12] 제83회 순국선열·애국지사 영령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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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며


고난 이겨내며 자유와 평화 향해

‘나의 길 새로운 길’ 걸어가리


글 | 편집부      사진 | 국가보훈처·편집부 


일제강점기 국권 회복을 위해 희생·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한 ‘제83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이 11월 17일(목)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엄숙하게 거행되었다. 순국선열 윤동주 시인의 시에서 따온 ‘나의 길 새로운 길’을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독립유공자 유족, 정부 주요 인사, 미래세대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어 오후 2시에는 서대문독립공원 내 독립관 앞마당에서 ‘제83회 대한민국 순국선열·애국지사 영령추모제’가 열렸다. 조국 제단에 단 하나뿐인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며 최고의 예를 갖추어 추모 제례를 봉행했다. 


1905년 11월 17일, 대한제국은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겼다. 이 땅에 조선통감부를 설치하면서 우리나라는 사실상 40년간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다. 무능한 군주와 비겁한 지도층은 나라를 지키지 못했으나 민초들은 맹렬히 일어나 일제에 저항했다. 시종무관장 민영환이 국민의 궐기를 호소하며 자결 순국했고 ‘을사년의 6충신’이 뒤를 이었다. 최익현은 의병을 일으켰고, 을사오적 처단 운동도 거세게 일어났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열들이 조국의 제단 앞에 단 하나뿐인 목숨을 바쳤다.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국망(國亡)의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해 11월 17일을 ‘순국선열의 날’로 정했다. 그리고 매년 순국선열의 희생과 독립정신을 기리는 추모제를 올리며, 빼앗긴 조국을 끝끝내 되찾으리라는 희망을 가슴에 깊이 새겼다. 순국선열의 고귀한 피로 우리는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했다. 


올해는 을사늑약 107주년이자 순국선열의 날이 제정된 지 83주년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더욱 커졌다. 조국 독립을 위해 몸과 마음을 하나로 모았던 순국선열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일에 더욱 매진해야 할 때다. 


서대문형무소 옥사에서 순국선열 정신을 기리다


지난 11월 17일(목)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에서 ‘제83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이 거행되었다. 정부 기념식 최초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되었던 역사적 현장인 서대문형무소 옥사 내부를 무대와 객석으로 활용, 탄압과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의지로 독립운동의 길을 걸어갔던 순국선열들의 정신을 기릴 수 있도록 했다. 


‘나의 길 새로운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독립유공자 유족, 정부 주요 인사, 미래세대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국가보훈처는 “순국선열 윤동주 시인의 시 ‘새로운 길’에서 제시한,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며 자유와 평화를 위해 나아가고자 한 의지를 인용해 두렵고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독립의 길을 기꺼이 자신의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헌신을 기억하고자” 올해 기념식 주제를 ‘나의 길 새로운 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념식은 여는 공연, 국민의례, 선열의 말씀 낭독, 주제 공연, 독립유공자 포상, 기념사, 헌정 공연, 순국선열의 노래 제창 및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또한 기념식에 앞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등 주요 인사들이 서대문독립공원 내에 있는 순국선열추념탑에 참배하며 선열들을 추모하고 그 얼을 되새겼다. 


감방에 울려 퍼진 올드 랭 사인 애국가


여는 공연은 1945년 광복을 맞은 조국 땅에서 처음 거행된 순국선열추념대회에서 정인보 선생이 낭독하고 김구 선생이 배례한 추념문을 성우 김기현이 읽는 영상 해설에 이어, 용수(죄수의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머리에 씌우는 둥근 통 같은 기구)를 쓴 독립투사들이 감방에 갇히며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 애국가를 부르는 재연극이 펼쳐져 선열들의 꺾이지 않는 독립 의지를 보여줬다. 주제 공연 ‘위국헌신(爲國獻身)’은 독립운동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한 여성이 독립운동가들이 품었던 ‘위국헌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독립운동가로 성장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뮤지컬로, 죽음을 등에 지고 기약 없는 길을 갔던 투사들의 독립을 향한 의지를 표현했다. 


이어서 독립유공자에 대한 정부포상이 진행되었다. 포상을 받는 76명을 대표해 1939년 6월 충남 예산군에서 비밀결사 예농속회(禮農屬會)를 조직해 민족의식을 고취한 고 이민구 지사(건국포장)를 비롯해 1919년 4월 충남 청양군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한 고 조영호 지사(대통령표창), 1929년 11월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재학 중 학생독립운동에 참여해 퇴학처분을 당한 고 이옥 지사(대통령표창) 등 3명의 독립유공자 유족에게 전수되었다.


헌정 공연은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찾고자 노력했던 순국선열들이 지금 우리에게도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힘이 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가수 펀치의 ‘가리워진 길’ 노래 공연으로 전했다. 끝으로 기념곡인 ‘순국선열의 노래’를 참석자 전원이 만세삼창과 함께 제창하며 기념식이 마무리되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일제강점기 많은 선열들이 투옥되었던 서대문형무소 옥사에서 거행되는 이번 기념식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조국 독립을 위한 헌신의 길을 자신의 길로 선택하신 독립운동가들의 의지와 독립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제83회 대한민국 순국선열·애국지사 영령추모제’가 서울시 서대문 독립공원 내 독립관 앞마당에서 개최되었다. 광복회와 (사)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에서 주최했으며 국가보훈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청, 각 보훈단체 및 기념사업회, KBS가 후원했다. 


본 행사에 앞서 젊은 소리꾼 서의철이 작창(作唱)한 ‘순국선열가’를 순국선열 영전에 올리며 함께 추모했다. ‘시대를 밝힌 영웅들의 꿈’이라는 주제의 영상 속에는 윤형숙, 김마리아, 이회영, 전형필, 김염, 김필순, 한형석, 이육사 등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의 이야기가 담겼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날이라, 수험생들을 배려해 소음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행사는 생략되었다. 


오후 2시 KBS 국악관현악단의 주악에 맞춰 제83회 대한민국 순국선열·애국지사 영령추모제 개회식이 열렸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경술국치 112년’ 나라 잃으면 노예가 된다는 사실을 나라를 빼앗긴 뒤에야 깨달았으니 참으로 통탄스러운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함에도 오늘날 우리는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망각함으로써 갈등과 분열이 날로 심화되어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편 가르기에 편승하고, 권력욕에 치우쳐 조성한 비극적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국가와 국민은 없고 사리사욕과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조선 말엽 을사늑약과 경술국치 시대가 재현되는 듯한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운동을 하신 우리의 선조들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오직, 빼앗긴 나라를 되찾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셨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興亡盛衰)는 국민통합에 달려 있다. 대한민국의 궁극적 목표인 평화적 남북통일과 세계 속의 대한민국도 국민통합 없이는 아무것도 이룩할 수 없다. 국민통합은 국민정신 함양에 있으며, 그 중심에는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요, 민족정기인 순국선열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일 회장은 “국가보훈처에서 국민들이 순국선열을 기리고 추모할 수 있도록 ‘순국선열추념관’을 이곳 독립공원 내에 건립코자 국민참여예산으로 확정하여 진행 중이다. 그동안 국가추념시설이 없어 누추한 신세를 면치 못하던 선열들의 영혼을 쾌적하고 엄숙한 곳에서 모시게 되어 국민 모두와 함께 기쁨을 금할 수 없다”며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올해 추모 제례에 제전위원장을 맡아 참석한 윤종진 국가보훈처 차장은 추모사에서 “일제의 침탈과 만행에 맞서 목숨을 걸고 불굴의 투쟁을 벌인 수많은 애국선열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마침내 조국광복의 위대한 역사를 이룰 수 있었다. 애국선열들의 강인한 의지는 후대로 이어져 국난을 극복하고 오늘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루는 원동력이 되었다”며 “오늘 순국선열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이곳 서대문독립공원 독립관 앞에서, 조국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셨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님들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치며, 정부는 애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으로 보답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국가적 위상 걸맞은 추모 제례 올리다


이어 김시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관의 진설과 진행에 따라 추모 제례를 봉행했다. 추모 제례는 순국선열의 국가적 위상에 걸맞은 조선시대 국가제례를 모델로 현대사회에 맞게 간소화한 절차를 마련하고, 윤종진 국가보훈처 차장이 제전위원장을 맡아 예와 격을 갖춘 제례의식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김시덕 사회자와 종묘제례보존회 이상훈 님이 의례를 인도하는 가운데 전폐제가 시작되었다. 전폐제는 향을 피우고 잔을 올려 순국선열의 혼(신)을 모시고 폐백을 드려 혼에게 인사하는 의식이다. 윤종진 국가보훈처 차장이 전폐례와 첫 잔을 올리는 초헌례를 집전하고, 종묘제례보존회 이호욱 님이 축문을 대독했다. 이어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장이 두 번째 잔을 올리는 아헌례, 이순규 이강년 의병장 증손이 세 번째 마지막 잔을 올리는 종헌례의 순서로 의식이 진행되었다. 잔을 올리는 순서가 끝난 후 헌관 일동의 음복례, 송신례로 의식은 마무리되었다. 음복례는 제사 술을 한 모금 마심으로써 순국선열의 음덕을 받아 나라의 융성과 국민 평안을 누리도록 음복을 받는 의식이다. 송신례는 제사를 마치고 모셨던 순국선열의 혼을 떠나보내는 의식이다.


경건함 속에 진행된 제83회 대한민국 순국선열·애국지사 영령추모제는 순국선열 노래 합창으로 막을 내렸다. 추모제가 끝난 후에는 순국선열 영령에 바치는 엄숙하고 경건한 헌화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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