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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만나는 세상 [2022/12] BOOK ·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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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화제의 책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번역, 다산책방 펴냄 

2021년 넓은 미국 땅에서 한국이라는 작은 땅의 역사를 장대한 스케일로 펼쳐내 세상을 놀라게 한 한국계 작가 김주혜의 장편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작은 땅의 야수들』은 출간 즉시 아마존 ‘이달의 책’에 올랐고, 《리얼 심플》 《하퍼스 바자》 《미즈 매거진》 《포틀랜드 먼슬리》에서 ‘2021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더 타임스》를 비롯해 전미 40여 개 매체에서 추천 도서로 소개되었다. 이후 10여 개가 넘는 나라에 판권이 팔렸고, 2022년 9월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문학 작품에 수여하는 ‘데이턴문학평화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작은 땅의 야수들』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왔던 대한민국의 독립투쟁과 그 격동의 세월 속에 휘말려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인류를 하나로 묶어줄 사랑과 공감, 연민 등의 가치를 일깨운다. 김주혜 작가는 “단지 지금으로부터 백 년쯤 전, 여기서 멀리 떨어진 작은 땅에서 살았던 한국인들에 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인류 전체의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썼다”고 말한 바 있다. 김구 선생을 도와 독립운동에 관여했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어린 시절부터 듣고 자란 재미 작가의 첫 장편 데뷔작이 일제강점기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한국인이 겪었던 뒤틀린 운명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파친코』도 떠오른다. 대하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는 물론, 성별과 세대를 아울러 널리 읽힐 대작이다. 



 식민지의 식탁

박현수 지음, 이숲 펴냄 

그 어느 때보다도 음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그저 맛집 찾기에 몰두하거나 누가 더 많이 먹는지 겨루는 데에 그치는 1차원적인 현상에서 더 나아가, 저자는 먹는다는 행위의 온전한 의미를 물으려 한다. 이 책은 음식에 관한 폭발적 관심과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연구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있다. 먹는다는 행위는 단지 배고픔을 덜고 맛을 즐기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재료를 골라 음식을 조리해서 먹거나 음식점을 찾아가서 먹는 행위는, 먼저 개인의 경험이나 기호와 관련되어 있다. 나아가 사회적·문화적 취향과도 연결되며, 제도적인 기반에 지배되기도 한다. 지금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현대의 출발과 맞물려 있다면 지금과 같이 먹게 된 것도 마찬가지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에서 그 시기가 식민지라는 역사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이 식민지의 식탁에 주목하는 이유 역시 거기에 있다.




 고종과 대한제국: 왕국과 민국 사이

이민원 지음, 선인 펴냄

대한제국기에는 개인의 주권확립까지 이루지는 못했지만, 고종과 관료들의 국가주권 확립과 서구 문명 도입을 위한 노력은 일방적 비판과 매도보다는 오히려 높이 평가할 만하다. 대한제국기에 도입한 각 분야의 신문명은 유가 이념의 농업국가의 능력으로 단기간에 소화하여 꽃피우기에는 너무도 벅찬 과잉수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문명은 일제하의 식민통치와 6·25전쟁의 비극을 딛고 오늘의 한국에서 새싹을 틔웠다. 그 바탕에 대한제국기와 일제하의 시련 속에서도 ‘한국혼’을 되새기며 실력을 쌓아온 근현대의 주요 리더와 전 국민의 피와 땀이 깊이 배어 있다.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전신인 대한제국기 역사를 제대로 알아가며, 오백 년 역사를 현재의 가치기준으로만 보지 않고 고종이나 대한제국에 대해 우리의 역사의식·역사관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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